다른 나라와 비교할때 한국의 소득분배가 어느 정도로 평등한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한 과거에 비하면 최근의 분배상태가 더 평등해진 것인지의 여부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의문들에 답을 해주기 위해서는
한 사회의 소득분배가 얼마나 불평등한가의 정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낼수 있어야 한다.

여러가지의 불평등도지수가 바로 이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
인 것이 일반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지니계수(Gini Coefficient)이다.

지니계수는 0에서부터 1에 이르는 값을 갖는 지수이다. 소득분배가
극단적으로 불평등한 사회, 즉 그 사회의 모든 소득을 단 한사람이 독점
하고 있는 사회에 대해 구한 지니계수의 값은 1이 된다. 반면에 모든 사람
이 똑같은 소득을 나누어 갖고 있는 가장 평등한 사회에 대해 지니계수를
구해보면 0의 값이 나오게 된다. 어떤 사회를 대상으로 하여 구한 지니
계수의 값이 0에 가깝게 나올수록 그 사회의 분배상태는 평등하다고 판단
할수 있다.

88년도의 한국 사회에 대해 구한 지니계수의 값은 0.336으로 나타나
있다. 70년도의 0.332에 비하면 약간 더 악화된 상태라고 할수 있지만
80년의 0.391이나 85년의 0.363에 비하면 현저히 개선된 상태임을 알수
있다.

다른 나라에 대해 구한 지니계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지니
계수를 갖고 있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지니계수로만 볼때 우리 사회의
소득분배는 그동안 상당히 개선되어 왔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더 평등
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어떤 사람이 지적하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달리 강한 평등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로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필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우리사회의 소득분배가 불평등하다고
느끼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다만 지니계수가 그 점을 전혀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분배 현실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못할 뿐이다.

지니계수는 불평등성의 본질적인 측면, 측 도덕적 관점에서 평가한 분배
상태의 정당성을 전혀 평가할 수 없다. 분배상태의 정당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얼마나 큰 부를 축적할 수 있었느냐를
물어야 한다.

최근의 공직자 재산공개와 실명제파동을 통해서 그 빙상의 일각이
드러났지만 우리 사회에는 떳떳하지 못한 부가 너무나 많은 것이 고질적
인 문제로 되어 있다.

분배에 간한 사람들의 불만은 바로 이 정당성의 결여에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지니계수는 이를 전혀 반영할 수 없고 이에따라 현실과는
동떨어진 평가를 할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