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이 사라져가고 어둠이 밀려오는 동숭동 마로니에 거리를 급히
걷고있는 사람의 행렬들. 무언가 급한일에 쫓기듯이 서류가방이나 책가방
을 들고 주위의 한적함에는 아랑곳없이 돌진하듯 걸음을 재촉하며 빨려
들어가듯이 서울대학병원으 후문으로 사라진다.

주마등같이 스쳐가는 우리의 자화상, 아! 그렇다. 우리모임이 태동되고
잉태되던 곳이 바로 거기가 아닌가. 처음은 서로가 서먹서먹하고 나이도
많은 차이가 있어 부자모녀지간같은 수업광경이었지만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직장의 피곤함도 참아가며 앞날의 발전을 추구하던 시절이었다.
수업이 끝나면 삼삼오오 모여 인근목로주점에서 시장함을 달래며 열변을
토하던 그시절이 어언 10여년이 넘었으니-

82년도 입학한 서울대 보건대학원생들은 이때의 수업시절을 아련한 추억
의 상징을 떠난 인생의 장으로 간직했기에 우리 모두는 너나할것없이 졸업
후에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다.

물론 만나서 술은 진창 마시고 얘기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변하지가 않았다.

모임의 이름은 누구의 발상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서보리모임으로
부르게 됐다. 서울대학교의 서와 보건대학원의 보 그리고 82학번의 리를
따서 그렇게 만든 것이다. 우리의 만남은 어느 대중가요의 "우연이 아니
었어" 같은 만남을 소중히 여기며 일년에 네번정도의 정기적인 모임과
자녀들의 경사등에 모이는 임시모임등을 갖고잊다.

정규모임은 3월과 6월 9월과 12월의 두번째 토요일에 모이는데 보통
정규모임에는 10명에서 15명정도가 나와 살아가는 얘기를 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우리모임멤버의 대부분은 병원및 보건소등 이른바 보건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 회원들의 업무가 눈코뜰새없이 바빠지고있는 것을 보면 우리
나라에도 갈수록 보건산업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물론 공직에 종사하고 있는 회원들도 많다. 현재 국제교육진흥원
총무과장으로 계시는 권황옥씨가 우리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올해 동계
모임인 지난 11일의 모임에는 공무수행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느라 모임에
빠지게 되어 사진에도 못나오게 됐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공직계통에는 양방철(원주지방환경청장) 최환영(한국보건경제학회이사)윤
종덕(노동부사무관) 박승기(관악구보건소지도과장) 최훈근(국립환경소
연구관)씨등이 우리 모임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이밖에 이일준
(명의원장) 윤해영(녹십자의원원장) 이인모(동남보건전문대교수)씨등이
우리모임에 열심이다. 여성회원들 또한 우리모임에서 귀중한 존재로 만년
소녀같은 꾀꼬리목소리의 박필생(박필생소아과원장)와 무쏘를 타고다니는
여장부 김세영(한일의원원장) 그리고 이명호(남강한의원원장) 정은숙
(속초 동우전문대교수) 김계숙(의보연합회과장)씨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