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가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가.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이
6.5%라는 예상밖의 높은 지표가 나옴에 따라 경기회복이라는 기대감이 고조
되고 있다.

내년도 우리경제의 전망에 높은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표상으로 올하반기이후 국내경제가 살아나는 조짐이 보이는 것은 사실
이다. 국제수지가 9월에 이어 10월에도 2억6,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연간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볼 정도다. 수출도 다소 호전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물가는 연말억제목표인 5%를 넘어섰으며 내년의 물가전망은 더욱
어둡다는게 물가당국의 설명이다. 한국은행도 내년경제전망을 통해 경제
성장률은 6.3%, 소비자물가인상폭은 6.1%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이는 91년
의 9.3%이후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그만큼 94년 우리경제운용에 있어
가장 큰 과제가 물가관리라는 얘기다.

한은이 94년 한국경제기상도를 "경기는 다소 맑음, 물가는 아주 흐림"
이라고 요약한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만 하다.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우선 세계경제가 호전되고 엔화강세가 이어지는등
대외여건이 좋아진다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실명제의 충격이 가시고 정치
경제적인 불투명성이 어느정도 가시는등 기업의 투자환경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된다는데 기인한다.

그러나 고비용 저효율의 경제구조가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워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한은뿐만 아니라
민간연구소의 전망도 마찬가지다.

특히 물가와 실업문제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년도 실업률은
7년만에 가장 높은 3%에 달하고 실업자도 올해보다 6만9,000명이 많은 61만
4,000명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