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카와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비자민 연립내각이 9일 정식 출범했다.
7개정당연합이라해서 "무지개연립정권"으로 불리는 이번 내각의 특징은
여러가지이다.

첫째 7개정당의 당수들이 전원 내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7개
군소정당의 연립인만큼 의사결정과정이 복잡하고 책임소재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여론을 배려한 것으로 볼수 있다. 즉 7당대표들이 책임지고 직접
정책집행과 조정을 하기위한 체제를 갖췄다고 볼수 있다.

둘째 정치개혁담당상이라는 포스트를 신설, 야마하나 사다오 사회당
위원장으로 하여금 선거제도개선등 모든 정치개혁업무를 추진케 했다.
이는 호소카와총리가 11월까지 정치개혁법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일단은 "정치개혁정권"의 색채를 분명히 한 셈이다.

셋째 이번 조각에서는 하타 쓰토무부총리겸 외상을 제외하고는
각료경험자가 전혀 없는 "새얼굴"들 이라는 점에서 일단은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자민당 정권과는 달리 민간인 출신을 2명(법무
문부상)기용한 것도 특색이다.

법무상을 민간인에서 발탁한 것은 법집행의 공정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문부 경제기획청 환경청등 3포스트에는 여성들을
기용했는데 이는 제2 가이후내각때 2명의 여성각료가 탄생했던 것보다도
많은 신기록이다.

넷째 연립내각의 정당별 분포를 보면 사회당 6명, 신생당 5명, 공명당
4명등의 순으로 외형상 국회의원수에 비례해 배분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노른자위"라 할수 있는 요직은 거의가 신생당에서 차지, 연립정권의
"심장"역할을 하게됐다. 외무 대장 통산 농수산 방위청 각료가 신생당에
할애된 것은 연립정권탄생의 산파역을 했다는 논공행상적 차원과
자민당시절 정권담당경험이 있다는 이점이 반영된 것이다. 외교 경제
방위등 핵심각료를 신보수를 자처하는 신생당이 차지함으로써 중산층및
재계의 불안감은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생당의 실력자 오자와이치로 대표간사는 당초 관방부장관직도 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당사키가케의 하토야마 유키오의원이 임명됐다.
관방장관은 우리의 대통령비서실장과 공보처장관을 합쳐놓은 중요한
자리인데 실질적인 일은 관방부장관선에서 이루어 진다. 이런 측면에서
호소카와총리는 다케무라관방장관과 함께 중요정책의 조정 결정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할수 있다.

호소카와내각은 발족직후인 13일부터 예산배분작업에 착수하는등 신속한
경기대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정권에서 대장성정무차관을
지낸 후지이 히로히사씨를 대장상에 임명한 것도 이런 정권교체에 따른
행정공백을 메우려는 포석이다. 또 통산상에 자민당정권시절 부간사장을
지낸 구마가이 히로시씨를 발탁한 것도 국내및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회당등 개혁을 부르짖던 만년야당들이 연립여당으로 부상함으로써
자민당정치의 부산물인 정관재계의 유착구조도 기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는 곧 자민당정치를 받쳐왔던 경단연등 기존재계의 체질개편은
물론 정치헌금시스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젊은 호소카와총리및 과거 역사의 사죄를 주장하는 하타외상의 등장으로
한일관계는 보다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동안 친북한성향을 보여온 사회당이 연립정권에 참여함으로써 북한
일본간의 국교정상화교섭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마이니치신문).

이번에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당의 고노 요헤이 총재는 이미 연립정권과의
전면대결을 선언한바 있어 일본정국은 계속 시끄러울 전망이다. 특히
신생.공명당의 합당추진움직임, 일본신당과 신당사키가케의 합당변수등
일본정계개편은 이제부터 본격화되게 됐다. 이런 와중에서 일본신정권은
정치개혁,내수경기진작,경제개방에 의한 소비자중시정책등 자민당정권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할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동경=김형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