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D(액정표시장치)산업이 초기단계를 벗어나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등 대기업그룹들과 한국전자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연구개발및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나서 양과 질 모든면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올 국내 LCD생산액은 지난해보다 50%늘어난 1천2백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LCD산업의 발전속도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한국산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현재 2.5%정도에서 97년에는
7.5%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세계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일본수준에는 여전히 못미치나 세계 2위생산국으로 올라설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적확대 못지않게 제품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초기 제품인 흑백 TN급
편중에서 탈피,올들어 같은 흑백이면서도 화질이 뛰어난 STN급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 삼성전관 금성사 오리온전기 현대전자등
생산업체들이 컬러시대에 진입,컬러LCD및 TFT(초박막)양산체제 구축에
전력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그룹들이 서둘러 LCD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반도체에
필적하는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LCD는 가볍고 얇아 개발 초기에는 시계.전자계산기등(TN급)에 주로
사용됐으나 80년대 후반 STN급의 등장으로 가전제품 FA기기 PC등의
디스플레이어로 그 활용범위가 확대됐다. 컬러색상이 뛰어난 TFT급이
상용단계에 이르면 TV브라운관을 완전히 대체,"벽걸이 TV"시대를 여는등
앞으로 모든 전자제품의 표시장치로 활용될수 있다.

따라서 "제2의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는 LCD산업에 대기업그룹들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현재 국내 그룹중 LCD사업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는 기업은 삼성이다.
지난 91년말 그룹차원에서 TV및 STN은 삼성전관,TFT는 삼성전자가 맡도록
역할을 분했다.

국내 최대 생산업체인 삼성전관은 지난해 1백억원,금년중 3백억원을
투자,부산공장의 생산시설을 대폭 확충해나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5인치 컬러 STN을 개발,오는 11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는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회사는 또 일본 호시덴사와 기술도입계약을 맺고 10인치이상 대형
컬러STN도 개발,노트북PC의 표시장치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도
추진중이다.

TFT급을 전담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9.4인치형을 개발,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제품의 양산을 위해 기흥공장내에 생산
부지를 확보해 놓았으며 95년께 본격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럭키금성그룹의 금성사는 올들어 TN급 생산비중을 줄이고 STN급 중심으로
생산구조를 재편,STN비중을 지난해 20%선에서 올해는 40%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 연말까지 컬러 STN도 개발,내년부터 노트북PC시장을
겨냥한 양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이회사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TFT제품을 개발했으며 귀미공장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추는 작업을 은밀히 추진하고있다.

지난해 8월 한독LCD사업부를 인수한 대우그룹의 오리온전기는 현재 이
설비를 활용,TN및 STN생산을 지난해 보다 45% 정도 늘리고있다. 이 회사는
7백억원을 투자,건설되는 귀미공장이 내년3월 준공되면 9.5인치 흑백장치는
물론 컬러제품 생산에도 나선다. 또 TFT급 개발에도 착수,94년 하반기께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 3개사보다는 다소 뒤처져있는 현대전자는 TFT양산 시기를 앞당기는데
주력하고있다. 이를위해 지난5월 미국에 시제품 생산라인을 갖춘
"이미지퀘스트"란 현지법인을 세웠다. 현대전자는 이연구소를 통해 TFT를
개발,품질이 안정되면 기술을 국내에 들여와 95년부터 이천공장에서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오는3.4분기부터 STN분야에도 진출하는등 TN및 STN사업도
강화해 나가고있다.

한국전자도 LCD육성에 온갖 힘을 쏟고있다. 지난해7월
태석디스플레이테크란 LCD전문업체를 인수한데 이어 일본 카시오와
기술도입계약도 맺었다. 이 회사는 1백50억원을 투자,지난4월부터
본격가동을 시작한 구미공장에서 TN및 STN급생산을 확대해 나가고있다.

<김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