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다섯이었다가 넷이 됐다가 드디어 둘이 됩니다. 그리고 나간
가족이 손님이 되어 방문합니다. 큰 틀인 외벽만 고정하고 가운데 벽은
모두 가변형,방은 8개이지만 4개로 줄일수 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되고있는 국내 유명건축가
20명의 주택설계도중 김석철씨의 단독주택설계도에 대한 설명이다.

토개공이 새로운 주거문화창달을 위해 마련한 이번 분당신도시
주택설계도전람회에는 국내 최고의 건축가들이 제각기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다양한 모델을 내놓았다.

전람회에서 건축가들은 가족구성원의 변화에 큰 비중을 두고 설계한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축가들은 단독주택을 3세대동거형으로 많이 설계한점이 특징이다.

장석웅 윤승중 승효상 공일곤 김종성씨등은 노부모들이 거주할수있는
공간을 별도 마련,다양한 구조를 창출해내 주목을 받았다.

조성용 김원 황일인씨등은 한옥 양식에서 별채개념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김인철씨와 조건영씨는 H자형으로 설계하면서 2개의 동사이에 나무를
심거나 작은 연못을 조성하는 독특한 작품을 내놓았다. 3세대동거형이
아닌 독특한 작품도 많았다.

강석원씨와 박연심씨는 인근이 고지대인점을 고려,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채광이 잘되도록 원개념을 많이 도입했다.

유춘수씨와 공일곤씨는 진입구에 루프형태의 테라스를 만든게 특징이었다.

민현식씨는 "마당깊은 집"이란 주제로 구자형의 중간에 마당을 조성했으며
승효상씨는 의성 김씨 종가집의 검소하고 원만한 집이란 주제의
"석문정사"라는 단독주택 설계도를 내놓았다.

이성관씨는 주택의 대문쪽부분 1층을 공간으로 만들고 거실앞쪽에 얕은
연못을 꾸며 시야를 트이도록 했다.

연립주택 설계도에는 개별주택의 개성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 단지내
공동공간을 조성,이웃과의 교류를 유도하는 작품이 많았다.

김석철씨와 박연심씨는 각각 3가구와 15가구가 들어가는 연립주택을
설계하면서 가구마다 구조를 달리했다. 그러면서 입구정원 리셉션홀
마당등의 공동공간을 마련했다.

승효상씨도 연립주택8가구의 구조를 모두 다르게 설계했으며 이성관
김인철씨등은 6,10가구를 2,4가지의 구조로 제시했다.

단독주택을 H자형으로 설계했던 조건영씨는 연립주택도 H와 비슷한
11자형으로 설계하면서 동중간에 공동수영장을 꾸며 이채를 띠었다.
조씨는 H,11자형의 주택을 설계한 배경으로 중용의 "부부거실지간"(군자의
도는 거실사이에서 시작된다라는 뜻)을 인용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거리개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단독주택에서 별채개념을 적용시켰던 김원 황일인 조성룡씨는
연립주택에서도 3~5가구씩을 분리시켜 단조로움을 피했다.

김원씨는 특히 주택의 지분을 돔형으로 처리해 눈길을 끌었다.

강석원씨는 "건축주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설계해 참가자들이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내놓았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건축양식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줄것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람회는 매일 오후 2~3명의 건축가가 돌아가며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면서 오는11일까지 계속된다. <박주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