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7일 막을 올리는 대전세계박람회(엑스포)의 주제는 "새로운
도약에의 길". 인류가 이제까지 걸어온 고난의 역정,이를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밟아온 문명창달의 력동적 과정및 당면과제,앞으로 걸어가야할
인류공통의 꿈과 미래등을 "길"로 형상화해 보여준다는 구상이다.

엑스포회장인 대전직할시 대덕연구단지 도용지구의 27만3천여평에 이르는
부지에는 이 "길"을 형상화할 30여개의 크고 작은 전시관과 각종
공연시설물이 한창 건설되고있다. 이들 전시관은 첨단전시및 연출기법을
총동원,각각의 세부적 주제를 통해 인류문명이 지향해야 할 "길"을
제시하게 된다.

엑스포회장의 한복판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정부관은 오는
8월7일부터 11월7일까지 93일동안 열릴 대전엑스포기간중 "주제관"의
역할을 하게된다. 정부관의 주제는 "새길을 찾아서".

엑스포조직위원회가 직접 주관하고 운영책임을 맡게되는 이 정부관은
엑스포의 전체주제인 "새로운 도약에의 길"을 전시를 통해 총괄적으로
구현,박람회전체를 대표하는 전시연출활동을 한다.

정부관은 대회의 주제관답게 전시관중 가장 먼저인 지난 91년5월17일
공사에 들어가 현재 99%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오는 26일이면
건축공사자체는 완공되고 내부전시물 설치공사가 본격 착수될 예정이다.

부지규모는 총5천2백14평으로 연건평 2천6백90평크기의 전시관과
3백57평의 영상관,1천평규모의 과학광장등이 들어선다. 총 소요예산은
3백51억3천1백만원.

겉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정부관은 우선 그 외양부터가 범상치않다. 길이
1백77.6m,폭 40.5m,최고높이 22.5m로 길게 쭉 뻗은 미끈한 자태를 과시하고
있다.

정부관 설계를 맡은 진원토우건축 관계자는 이 건물이 "비상을 위한
미래의 날개를 표현하고있다"고 설명한다. 지하1층 지상3층으로 돼있는
건물내부는 기둥이 없는 특수건축기법으로 건축됐다. "탁 트인 인류의
미래"를 암시하기위해 무주공간을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내장공사가 갓 시작된 단계라 아직 정부관내부는 갖가지 철골구조물이
어지럽게 뒤엉켜있을 뿐이다. 그러나 한겨울의 냉기가 무색할 정도로
내부공사에 급피치를 올리고있어 오는5월말이면 각종 시설물과 전시품의
제작및 설치가 완료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관의 기본개념은 우리나라의 발전사를 더듬어보고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밝은 미래상을 제시하는 국민교육의 장이 되도록한다는 것. 정부관은
이를위해 꽃길 비단길 지름길 벼랑길 이음길 새길 무지개길등 6개의 "길"을
각종 첨단연출기법을 통해 표현할 예정이다.

전시관중앙의 왼편에 마련된 1층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소나무숲 농촌 전원
가을풍경등이 한누눈 들어오는 "꽃길"이 기다린다. 자연과 더불어,자연에
순응하며 평화롭게 살아온 우리조상들의 때묻지않은 생활상을 표현하는 것.

꽃길을 다 둘러보고나면 자동작동되는 평면에스컬레이터(Moung Walk-
way)를 통해 2층 왼편의 "비단길"에 들어서게 된다. 꽃길과 비단길을
연결하는 통로는 신라시대때 우리 조상들이 천체관측을 위해 고안해냈던
첨성대 내부모습을 재현한다. 첨성대내부가 재현되기는 이번이 처음.

비단길에는 장터및 부두장면,오아시스,과학유산,한글과 인쇄술,범종과
연금술등을 표현하는 갖가지 전시물들이 설치된다. 꽃길이 자연과 더불어
시작된 우리선조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비단길은 동서간 물물교류를
통해 꾸준히 개발돼온 우리민족의 창의력과 과학유산을 상징하는 것.

이 비단길에서는 우리조상이 세계최초로 발명한 금속활자 주조기술을 직접
실연해보이기도 한다. "복"자를 직접 금속활자로 주조해 관람객들에게
나눠준다는 계획이다.

비단길에 이어 2층 왼켠 중앙에 "지름길"이 자리잡는다. 여기에는 전쟁과
천막학교,6.25동란직후의 초창기공장및 현대식공장등의 모형물이 들어선다.
6.25동란이라는 민족적 대고난을 당한 후에도 우리민족 특유의 뚝심과
저력을 발휘,오늘의 경제적 도약을 일궈내기까지의 과정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개발도상국의 모델케이스로 꼽히는 오늘의
한국경제를 가능케한 기본 원동력은 우리민족의 뜨거운 교육열. 이를
표현하기위해 피난시절의 천막학교가 재현되는 것. 또 조립산업으로
일어선 우리경제의 발전역사를 보여주기위해 동란직후의 라디오조립공장과
대표적 종합산업인 초현대식 자동차공장을 모형전시할 계획.

이어서 꾸며지는 것이 현대인류문명의 위기를 나타내는 "벼랑길"이다.
폭발직전의 인구문제와 산성비,공장폐수,파괴되는 오존층등 위기상황의
지구환경문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이 벼랑길이야말로 바로 오늘 우리
인류가 걷고있는 길임에 틀림없다. 이 길을 걷는동안 관람객들이 현재
인류가 당면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스스로 깨닫고 그 해결방안을
생각해보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벼랑길의 한쪽에
사과나무가 등장한다는 것. "내일 세계의 종말이 오더라도."하는 인류의
희망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2층 가운데는 "이음길"이다. 한국식정원으로 조성될 이 이음길에는
생목을 심는다는 계획. 이 길의 구성아이디어는 "시련의 길에서 극복과
창조의 길로 나아가자"는 것.

2층 오른쪽부터가 인류궁극의 "길"인 "새길.무지개길"이다. 여기서부터는
1.2층이 탁 트이게된다. 길에 들어서자마자 무지개숲이 나타난다.
광섬유등 첨단전시연출기법이 동원된다. 이어서 나타나는 것이
최신영상기법이 활용되는 "미래의 세계". 특이한 것은 관람객들이 잘
의식하지못하게끔 1.2층 사이의 공중에 영상이 맺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해양과학전시물이 눈길을 끌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할
마지막남은 자원의 보고가 해양이라는 점을 강하게 암시한다는 구상이다.

6가지의 "길"을 다 둘러보고 나면 사물놀이로보트쇼 3차원조각로보트등이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 줄것이다. 이들 로보트쇼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연구진과 첨단전시업체인 한국미연등이
순수국내기술로 선보이기위해 막바지 연구개발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있는
중.

전시관과 잇닿아있는 영상관은 3백14석의 객석을 갖추고 70 의
평면대형영상을 통해 20분짜리 "한국의 미래"를 상영한다는 계획.
1천평규모의 과학광장은 정부관주위의 옥외공간에 설치,바람개비나무 수로
태양열자동차등으로 이루어지는 휴식의 공간과 과학놀이공간등으로 구성해
관람객,특히 어린이들이 보고 즐기는동안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저 자] 이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