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가 새해 증시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지난해까지 3년여동안
이어진 대세하락국면에서 겪어야 했던 마음졸임과 투자손실을 올해는
더이상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도 이들의 희망이 올해는 이뤄질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이 그 어느해보다 자신있게 올해 증시를 보랏빛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 사이에서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지난해보다 한단계 높은
수준에 정착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대부분의 증권사
투자분석팀들은 올해 종합주가지수 최저치를 520~620,최고치를 800~950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최저치가 459,최고치가 691이었던 것에 비해
최고치 최저치 모두 10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올해 주가를 낙관하는 근거는 상당히 많다. 첫째
신정부출범에 따른 투자심리 안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증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던 정치권의 불안과 그에따른 투자심리악화가
주가하락을 부채질한 면이 강했다는 점에서 신정부의 출범자체가 심리를
안정시켜 최소한 주가하락은 막을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둘째로 기업실적의 호전을 손꼽는다. 경기호전과 금리하락으로 매출도
늘고 이익도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주가의 출발점인 기업실적이
좋아지면 주가도 상승세를 탄다는 설명이다.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를 고비로 상승세로 반전,기업의 외형성장이
올해부터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정부가 펼칠
경기활성화대책이 경기회복세를 부추기리라는 기대도 높다.

금리하락속에 시중자금사정이 여유를 보일 전망이어서 주식은 더욱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부각될수 있다.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려들고 주가는 더욱
탄력적으로 상승할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의 주식매입도 지난해보다 활발할 것이란 예상이 일반적이다.
신한종합연구소의 경우 금년의 외국인 주식매입규모가 25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의 20억달러에 비해 25%가량 많게 보고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수급사정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점도 올해 주가강세를
점치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주식공급물량은 지난해보다 45%가량
늘어난 2조7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산업개편에 따른
금융기관의 증자,한국통신이나 일부 국책은행의 공개등이 변수이나
유상증자가 30%,기업공개가 3백%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매수세는 공급물량을 웃돌수 있다고 전망했다.
1년전보다 2배가량 많은 수준인 고객예탁금이 실세금리하락이나 부동산경기
침체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지난해말 이후 수급구조의 호전이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이같이 올해 증시여건은 지난해보다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요인들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약간 높은 5~6%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의 크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주가의 상승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기매물의 부담으로 상승폭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89년4월이후 대세하락시에 1차지지선이었던 종합주가지수
830선대의 매물을 소화하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 지수대가 상승시의 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금년중에 이 지수를 넘어서는 것이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다.

1조7천억원규모로 추정되는 보장형수익증권이 오는 9월이후 집중적으로
만기가되는 점,투신 증권등 기관들의 주식보유물량이 엄청나게 많다는
점등도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신정부 출범도 호재 일색은 결코 아니다.
신산업정책,금융산업개편등이 본격 시행되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실명제가 1~2년안에 실시될 예정이어서 대규모 개인투자자(큰손)의
증시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증시 영향력이 상당한 큰손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낼 경우 수요부족에 따른 주가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분석이다.

계열기업간 상호지급보증 축소,공정거래법 운용강화등의
경제력집중완화정책은 대기업그룹 계열사 주식을 약세에 빠뜨릴수도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비춰볼때 금년 증시는 경기의 완만한 회복과
금리의 하향안정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대기매물을
뛰어넘을수 있는 시장체력의 보강정도가 최고치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올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며 성장성이 뛰어난 중소형주도 관심을 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증권 건설 은행주나 대형제조주를 올해 유망종목으로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경기회복시 대형제조업체의 실적이 먼저 호전되고 강세장에서는
일반투자자의 매기가 집중되는 대형주의 상승세가 돋보이며 장세에 큰
영향을 주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대형주로 쏠리고 있다는 점등을
내세운다.

업종별로는 금융산업개편과 관련된 금융,건축규제완화와
사회간접자본투자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업종인 건설,생산성향상과
금융비용절감효과가 큰 자동차업종등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상승세를
보일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