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심는다/이 땅의 야망을 심는다."
잔잔하고 다소곳한 꿈을 심느니 차라리 화끈한 야망을 심는다는 표현이 썩
마음을 끈다.
"피와 핏줄로 엉킨 사랑의 씨앗을 심는다/또 벗은 산/산마다 가득찬
남루의 형해/그 찢어진 가슴팍에/분노를 심는다."
불과 30년전 비행기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우리 강산은 한마디로 새빨간
벌거숭이로 그만 한숨부터 나왔었다.
왠지 형용할수 없는 분노같은 것이 솟는다. 그것을 그대로 땅에 심잔다.
".청산 빽빽이 야망을 심어/세계를 데려올/우리의 이 땅,조국의/얼을
심는다"
오늘은 제47회 식목일.
봄철 4월만 되면 조국의 얼을 심는다는 이 "식목일에 부쳐"라는 시구가
강렬하게 떠오르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남미 아마존강 유역의 지표위 유일한 대수해가 인간벌레와 공해로 차차
찌들어가 지구의 기상까지 변질시키고 있다고 세계 기상학자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멀리만 건너다 볼것 없다. 듣자니 강원도 후미진 여러 곳에서
마구잡이 나무베기가 선거등으로 뒤숭숭해진 사회 분위기의 틈새를 노려
성행하고 있다는 소문에 한숨만 쉰다.
그런가 하면 질서없는 산행으로 인간공해에 시달려 말라가는 나무 또한
엄청나다. 그러나 지금 가장 큰 걱정은 맹렬하게 번져가는
"솔잎혹파리"침해다.
설악산을 비롯 강원도 전역에 걸쳐 몇만 의 솔밭이 고사해 가고 있는데
방제수단이 없어 물끄러미 건너다 보고만 있다니 참 딱하기 한량없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끔찍한건 산불이다. 담뱃불 성냥개비 하나로
순식간에 온통 산을 몽땅 불태우고 마니 아찔할 뿐이다.
"입산금지"-산기슭마다 꽂아놓은 이 푯말을 못본 사람 없을게다.
주에너지원으로 신탄밖에 몰랐던 우리의 벌거숭이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은
실로 낙원이다. 절로 엽록소 내음이 넘실대듯 뻐근해온다.
그러나 눈여겨 보면 치산30년에 잡목만 무성한거다. 민둥산없어지고
푸른동산 되찾았다고 마음 놓고들만 온 탓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경제림으로 느긋한 산림자원화를 꾀해야 한다.
92년 조림계획도 만만찮다. 4백15억원을 들여 3만5천 에 26종의 나무
8천7백만그루를 심는다.
우리모두 입을 모아보자.
"나무를 심는 자는 희망을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