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미국의 통상압력이 가속화되고있다.
미의회가 한국과 일본의 금융시장개방을 겨냥한 "금융산업에 관한
공정무역법안"입법을 서두르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일본업체와 이미
계약한 공공사업발주를 취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있다.
23일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시 운송위원회는 캘리포니아주민의
격렬한 반대에 따라 일본 스미토모사에 발주했던 1억2천2백만달러규모의
철도차량 제작사업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 철도차량 발주공사는 지난해 12월18일 미국의 모리슨 넛센사와
스미토모사의 경쟁입찰에서 기술력에서 앞서는 것으로 판정받은
스미토모측에 낙찰됐다. 그러나 그후 부시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미국의
대일무역적자문제가 부각되면서 캘리포니아 주민의 격렬한 항의로 이어져
주의회에서 70대0의 표결로 스미토모사와의 계약취소가 결정되기에
이른것이다.
특히 우려되는것은 스미토모사에 대한 발주취소를 요구한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반감이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까지 번지고있다는 점이다.
TRW사의 직원이었던 한 캘리포니아인은 "캐나다나 유럽기업이라면
반대하지 않지만 시장을 닫고있는 한국이나 일본기업에는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있다.
미국인들의 대일무역적자에 대한 분노는 5년만에 최고수준에 달한
미국내실업율에 최근 "미국노동자들은 게으르고 30%가 문맹"이라는
일본정치인들의 망언과 맞물려 더욱 고조된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일본등의 금융시장개방을 겨냥한 금융산업에 관한
공정무역법안(Fair trade in financial services act)이 조속히
마련돼야한다는 주장이 미국내에서 강력히 제기되고있다.
따라서 미행정부는 이러한 여론을 등에 업고 한국금융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을 한층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미하원 금융위원회 국제무역소위가 개최한 청문회에서
미금융기관들은 "미국은 외국금융기관에 대해 조건없는 시장접근을
허용하고 있는 반면 한국 일본등은 미금융기관을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외국금융기관을 차별대우하는 국가의 금융기관이 미국에서
영업활동을 할경우 영업활동에 제한조치를 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자리에서 지난해 슈머하원의원(민.뉴욕)이 의회에 제출한
"금융산업에 관한 공정무역법안" (주요골자:미국의 금융서비스를 살수
없도록 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그나라의 금융서비스를 미국에서 팔지
못하도록 해야한다)을 의회가 빨리 통과시키도록 촉구했다.
미국의 군소은행을 대표하는 미독립은행협회(Independent Bankers Associ-
ation of America)는 한국이 여전히 외국은행의 지점설치를 제한하고
CD(양도성예금증서)판매를 일정수준으로 묶는등 외국은행에 대해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차별대우로 외국은행의 한국예금
시장점유율은 86년의 1.47%에서 0.73%로,대출시장점유율은 지난해중
4.54%로 88년보다 0.89%포인트 떨어지는등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독립은행협회는 또 한국외환은행의 현지법인인 캘리포니아 코리아
뱅크가 로스앤젤레스지역에서 교포시장의 42%를 장악할 정도로 영업제한을
받지않고 있는데 비해 같은 교포상대은행인 캘리포니아 센터 뱅크가 한국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한국정부는 허용하지 않고있다고 비난했다.
이협회는 또 한국의 금융시장폐쇄정책으로 보호를 받아온 외환은행등
한국계은행이 미국내 자회사를 적극 지원,결국 미국금융기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문회사를 회원사로 두고있는 투자회사협회(Investment Company
Institution)도 한국의 투자자문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시장을 전혀 개방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미국에서 투자자문업을
하는 한국회사는 3개나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문협회는 의회가 금융산업에 관한 공정무역법을 빠른 시일내에
제정,행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한미금융협상에 압력을 행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