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학년도 대입학력고사가 예년에 비해 너무 쉽게 출제돼 전기대
합격자들의 점수가 20-30점이나 높아진 가운데 학력고사 고득점자
유치를 위해 `특별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입시요강에 약속한 대학들이
수혜 대상자가 예상외로 크게 늘어나자 추가로 소요되는 장학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신입생만을 위한 장학기금을 별도로 마련해 놓고 있는 대학들은
이 기금을 늘리기 위한 비상대책을 강구중이며 재학생과 통합해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재원 마련이 어려운 대학에서는 재학생들에게 주려고 확보해
놓은 장학금이나 시설 투자비를 신입생 장학기금으로 전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등 대학 재정운영의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각 대학들은 그러나 이미 입시요강에서 밝힌대로 ''특별장학금''을
지급키로 내부 결정을 내렸으나 전.후기를 분할모집하고 있는 대학은
후기의 경우 장학금 지급 규정을 손질하는 등 차후 대책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력고사 점수 3백점 이상의 고득점자에게 4년동안의 등록금 전액면제
혜택을 주기로 한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해 입시에서는 해당자가 한명도
없었으나 금년도에 는 1백90명이나 돼 이들이 받게 될 4년간의 등록금
면제액이 15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성균관대의 92학년도 장학금 추가소요액은 1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지만 학교측은 입시요강에 명시한대로 해당자 전원에게 장학혜택을
주기로 했다.
성균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89학년도 이전에도 1백여명에게
등록금 면제 등 장학금을 수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규정대로 지급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재단이 없는 상태에서 다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중앙대도 이번 시험에서 3백점 이상 고득점자가 73명, 2백90-2백99점
득점자가 1백14명으로 지난해보다 장학금 수혜 대상자가 3배 이상
늘어났으며 한양대는 연 2 백만원씩의 장학금을 4년동안 받는 2백90점
이상 고득점자가 지난해는 35명에 불과 했으나 올해는 2백명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학력고사 2백80점 이상 득점자에게 납입금 전액을 면제하고 별도로
도서구입비 10만원을 매월 지급키로 한 건국대 역시 작년의 경우 1백여명이
장학금 혜택을 보아 소요액이 5억-6억원이었으나 금년에는 2백80점대
이상의 고득점자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국대는 이에따라 후기에 모집하는 충주캠퍼스에 의예과 지원자
중에서 고득점자가 더욱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후기의 경우
장학금 지급 규정을 손질하는 문제를 신중히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정은 지방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영남대는 올해
처음으로 학력고사 성적 2백80점대 이상인 신입생(의대.약대 제외)에게는
모두 등록금 전액을 면제하고 교재 구입비로 2백80점 이상은 20만원,
2백90점 이상은 30만원, 3백점 이상은 50만원씩을 지급키로 했으나
고득점자수가 당초 예상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 부산 동아대는 3백점 이상 고득점자에게 등록금 전액을 면제키로
했으나 당초 예상보다 그 대상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자체 재원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