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대통령이 이달말로 예정된 아시아(한국포함)및 호주순방을 전격
연기한 것은 그가 국내의 산적한 문제들은 제쳐두고 외교에만 집착한다는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5일 부시의 방문연기를 발표한 백악관의 성명에서도 잘
드러난다.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의회가 경기부양을 위한
중요입법을 다루는동안 부시대통령이 워싱턴에 남아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부시대통령이 경기침체등 국내문제를 소홀히 해왔다는 이미지를 개선키위한
궁여지책인 것이다.
오는 27일 출발할 예정이었던 부시의 아시아 순방은 이달들어서만도 벌써
세번째 해외여행인 셈이다. 그는 지난주 중동평화회담의 개회를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데이어 로마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 참석차
6일 출국한다.
부시대통령의 이같이 잦은 외유에 대해 민주당의원들은 최근 비난공세를
강화해왔었다.
민주당측은 부시가 로마로 출발하기 직전인 5일 "조지 부시가 로마로
가서 우리가 얻은 것은 형편없는 경기침체뿐이다"라고 적힌 T셔츠를 돌리기
시작했다.
민주당선거위원회 의장인 빅 파지오하원의원은 "대통령이 실직자의 고통을
헤아릴 생각은 않고 외유를 위한 스케줄짜기에만 바쁘다"고 통렬히
비난했다.
부시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비난고조와 여론악화로 백악관이 이번 순방을
대폭단축시킬 것이라는 얘기가 지난달말부터 워싱턴 정가에 나돌았었다.
국내문제 해결에도 부시대통령이 적극적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주지못할 경우 부시의 내년 재선조차 위태로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시대통령은 그동안 경기가 회복기에 들었다고 거듭 주장,일반
유권자들이 느끼는 피부경기와는 거리가 먼 발언을 자주해 인기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부시정권의 인기투표로 해석될수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상원
보궐선거에서 대통령자신이 지원연설을 나섰던 공화당
선버그후보(전법무부장관)가 민주당의 워포드에게 패함으로써
공화당내에서도 "내정에 보다 신경을 써야한다"는 목소리가 일고있는
형편이다.
미의회는 현재 경기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부양법안들과
실업수당연장법안들을 심의및 절충중에 있다.
부시대통령은 자본이득세 인하를 중심으로한 경기부양책을 내세우는 반면
민주당측은 중산층에 대한 감세를 주장하고 있어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번 회기가 끝나기전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경기부양책을
유권자들에게 내놓아야할 판이다.
백악관이 내놓은 성명은 "외교루트를 통해 새로운 방문계획을
책정할것"이라고만 밝히고있어 당분간 구체적인 방문전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번 연기를 "무기연기"라고 언급,연내에는
방문가능성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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