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소련사태에 이어 캄보디아분쟁이 해결되는등
아.태지역의 안보.평화분위기가 새방향으로 전개됨에 따라 한.미.일등
3개국을 주축으로 하는 다자간 안보협력방안을 적극 검토해나간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다자간안보협력문제와 관련, 한반도에서의
냉전상황지속과 캄보디아사태와 일본의 북방 4개도서 반환문제등
지역갈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으나
미.소의 핵감축결정과 캄보디아사태해결등 지역안 보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88년 노태우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남북한과
미.일.중.소등이 참여하는 <동북아6개국 평화협의회의>의 창설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관련, 한.미.일은 2일 외무부 회의실에서 사상 처음으로 외무부
고위당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3자정책기획협의회를 갖고
아.태각료회의(APEC)를 중심으로 한 아.태지역에서의 3국간 협력방안및
다자간 안보협력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일 3국 외무부의 차관보급 인사들이 아.태지역의 중.장기적인
다자간 안보협력방안과 동북아지역에서의 일본의 역할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타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부시미대통령은 11월말부터 시작되는 한국 일본등 아시아 4개국
순방을 마친뒤 오는 12월7일 하와이에서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3개국 정책기획협의회의
협의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우리측 대표인 이시영외무부 외교정책기획실장은 "한.미양국은 그동안
한미 또는 미일간의 쌍무적인 안보협력체제를 근간으로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전이 유지돼 왔기 때문에 갑작스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본인식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일본이
아시아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일본의 역할증대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실장은 이번 정책협의회에서는 "아.태지역에서의 안보협력관계를
현재와 같이 한미. 미일 양자간의 안보협력체제를 기축으로 계속 끌고 갈
것인지 또는 호주 캐나 다등이 제기하고 있는 다자적인 틀로서 확대할
것인지에 관해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또 냉전체제 붕괴이후 동북아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함에 있어 한.미.일 3개국이 상호 긴밀히 협의하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이실장은 설명했다.
3개국 협의회는 이밖에 북한의 핵개발저지를 위한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비롯 최근 소련사태와 미.소간의 핵감축결정등이 동북아정세에 미치는
영향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