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30일 미.소 정상회담 첫날 회의에서 소련의
경제개혁지원을 위해 미국이 대소무역최혜국(MFN)지위를 부여할 것을
약속하는등 양국간의 최대 현안인 경제협력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대소최혜국지위 부여 문제와
관련,워싱턴에 돌아가는대로 미의회에 미.소무역협정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련에 대해 무역최혜국대우 지위가 부여되면 소련상품들에 대한
수입관세가 일부품목의 경우 1백%에서 15%로 낮춰지는등 다른
무역상대국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게된다.
그러나 미국의 대소차관제공과 MFN지위 부여가 곧 승인되더라도 미.소간의
교역규모가 급격히 증대되기를 기대한다는것은 무리라는게 경제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지난해 소련의 대미수출은 11억달러였다. 이는 핀란드나 터키에 대한
수출규모에도 못미치는 극히 적은 순준이다.
같은해 미국의 대소수출도 약31억 달러로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미.소간의 교역규모는 소련 전체무역고의 1%,미국의 0.5%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대소 수출품목은 곡물을 중심으로한 농산물이 주종을 이루고있다.
소련의 대미수출은 석유화학제품 희소금속등이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있다.
지난해의 경우 소련의 대미수출은 백금과 은이
3억3천6백만달러,석유화학제품이 3억3천1백만달러등이었다.
소련의 대미수출 품목중 석유화학제품등에는 이미 저율의 관세가
적용되고있기 때문에 최혜국대우가 부여되더라도 수출이 급증하게될 품목은
5 10배이상의 높은 관세가 적용돼왔던 소비물자등 일부품목에 국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소수출품목중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는 곡물수출은 상당폭
늘어나고 있지만 소련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해가는 곡물은 사실상
미정부기관의 신용공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있는 실정이다.
미.소간의 무역구조는 중국의 대미수출품목이 미국시장내의 섬유제품과
신발류 전기제품등 주로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볼때
큰차이를 보이고있다.
소련의 대미수출품목가운데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일반 소비품목은 극히
드물다.
소련의 대미수출품목인 캐비어(철갑상어알) 보드카등의 사치품목은 미국의
MFN지위 부여로 관세가 인하되더라도 대량으로 수출물량이 증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미국이 소련에 대한 최혜국 지위부여는 실제적인 교역규모확대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수 있다.
이번 미.소정상회담의 최대현안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과 함께
붕괴직전에 처한 소련경제및 소련정부가 추진하고있는
자유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노력에 대한 양국간의 상호협력문제였다.
이번 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대통령이 소련에 대해 MFN지위 부여등
대소경제지원을 약속한 것은 미국은 소련이 세계경제의 주류로 완전히
통합될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대소지원을 확대해
나갈것임을 확고히 보여준 정치적 지지선언이었다고 볼수 있다.
START가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보여준 것이라면
미.소간의 이번 상호경제협력선언은 경제적 의미에서의 냉전 종식,즉
미.소간의 경제적 신개척시대 개막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