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 4년째를 맞아 지난 3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소감을 밝혀
주십시요. 대통령비서실장을 총리로 기용한 이번 개각은 정부운영구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까.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을 이해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국정에 참고로 하겠습니다. 지난 3년간의 상황은 과거와 같이
강력한 통치방법으로 대응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랜 권위주의에 억눌려 있던
욕구들이 동시에 분출하고 민주화 과정에 각계각층과 부문간 지역간
이해관계들을 힘으로 조정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내자신은 관용과
인내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대화로 이해와 결론을 얻도록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도 매듭을 지을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찾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하느냐에 대해
국민적 합의도 이뤄졌습니다. 특히 강조코자 하는것은 민주주의를 시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안정을 확고히 해 나가는 일이 절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지난 3년간 힘과 권력으로 대응할수는 없었으며 그랬을때 또하나의 혼란과
좌절에 빠졌을 것입니다. 이제 통치 4년을 맞은 마당에 하나하나 결실을
맺어야 할 때입니다. 내각도 마무리 차원에서 또 국정 운영의 적극적인
추진을 위해 그 진용을 갖췄습니다.
<> 국민들은 현실정치에 대한 걱정과 함께 새로운 정치의 발전을 고대
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야관계를 설정하겠습니까. 또 평민당 김대중총재가
제안한 영수회담은 언제로 계획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 안기부법등
개혁입법은 어떻게 처리할 계획입니까.
"여야관계는 두개의 수레바퀴와 같은 관계로 생각합니다. 여야는 국민이
무엇을 바라고 있느냐를 두고 대화와 협상, 타협을 통해 누가 더 훌륭한
정책을 개발하느냐의 선의의 경쟁에 나서는게 바람직합니다. 나는 야당과의
대화문호를 언제나 열어놓고 있으며 앞으로도 나나 야당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화는 가능합니다. 개혁입법은 여야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얼굴을 맞대고 협상을 통해 결론을 얻는게 필요하며 임시 국회에서
완전히 타결돼 통과되기를 기대합니다."
<> 최근 민자당내에서 세대교체론이 대두되고 있고 당내 갈등도
후계구도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여권의 차기대권후보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겠습니까. 또 민자당내 인물로 국한할 것인지요.
"기자회견때마다 차기대권후보라고 하는데... 대권후보는 특히 민자당
당헌에 민주적 절차에 의해 후보자 선출을 원칙으로 하고있고 또 그렇게
해야할 것입니다. 전에도 대권후보결정시기에 대해 물었고 나의 뜻을
밝힌바 있습니다. 임기만료 1년 전후가 적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민자당내에 다음 정부를 이끌어 갈수있는 인물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후보는 국민여망에 따라 국민이 바라는 분이 반드시 선출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 국민이 반대하면 내각책임제 개헌은 안한다고 밝힌바 있으나
정치권일부에서는 대통령임기중 내각제개헌을 할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내각제개헌의 여부와 13대 국회중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
밝혀주십시요. 그리고 정부의 페르시아만 군의료진 파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 월남전처럼 전투병력을 파견할 가능성
은 없는지요.
"내각제개헌문제는 지난번 수차례 밝힌바 있듯이 내 뜻은 국민다수가
원치않는 개헌은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이 원치않는 개헌을 어떻게
할 수 있겠으며 지금도 그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답변이 다소 부족할지
모르나 분명한 입장입니다.
무력으로 남의 나라를 침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유엔의
결정을 지지 해야 하고 또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많은 역할을
하고있고 미국의 요청에 의거해 우리는 경제지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50년대 쓰라린 한국전을 겪었고 당시 유엔의 결의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참전해 피를 흘리고 우리의 자유와 생명.재산을
지켰습니다.
이런 사실에 비춰 다른 곳에서 이런일이 발생했다면 국제적의무를 다하는
것이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미국을 지원해야하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유사시에 대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28개국에서
다국적군을 파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의료진을 파견하기
위한 여러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사우디등 중동국가의 요청에
의해 이런 준비는 이뤄지고 있고 머지않아 국회에 동의안을 낼 것입니다.
전투병파견은 요청받은바도 없으며 검토한 바도 없습니다.
<> 대통령께서는 그동안 남북총리회담을 통해 북한의 김일성주석과
간접대화를 했는데 그 결과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며 남북정상회담의
연내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남북관계는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대화와 교류를 바탕으로 볼때 장래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희망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3차례의
총리회담과 음악인 체육인 학자들의 접촉과 교류를 가진바 있습니다.
구체적인 합의는 이루지 못했으나 대화와 접촉 그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국제적인 변혁과 변화로 봐서 북한이 합리적 방법으로 변화를 모색,
폐쇄노선과 고립에서 탈피,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성원으로 나오기로
기대합니다. 현재 북한은 진퇴양난의 기로에 빠져 있는것
같습니다. 소련을 위시한 동유럽이 변했고 독일또한 통일이 되었습니다.
북한만이 낡은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북한의
이런 사정을 적시, 인내하면서 끈기를 갖고 대화와 교류관계를 하나하나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이 변화하기 시작하면 남북관계는 빠른속도로
진척이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대망의 남북통일도 금세기안에 반드시
이룩되리라 생각합니다.
남북의 정상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서로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남북대 화가 촉진될 것으로 믿고있습니다. 이 점은 북한의
김주석도 심사숙고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