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10월들어 26일현재 수출은 34억달러에 그쳐 작년동기대비 9%나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48억달러로 8%가 증가했다.
무역적자폭이 14억달러나 된다.
수출물량이 월말에 집중되는 것을 감안해도 10월중 적자는 10억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별기준으로 적자폭이 가장 크게 벌어졌다.
올들어 수출은 6,7월에 간신히 흑자를 보이더니 후반들어와서 곤두박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수출은 3개월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년동안 계속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상당기간
이렇다할 전망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에 수출이 2.8% 증가한 것으로는 돼 있지만 물량기준으로는 6.4%나
감소한 것이다.
올해도 6백40억달러로 2.6%쯤 증가할 것으로 어림되고 있지만 물량증가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올 무역수지는 50억달러(통관기준)의 적자를 보여 3년여의
무역흑자국이 적자국으로 반전될 것이 분명하다.
내년에도 무역적자는 올해 이상으로 확대되고, 92년에야 균형을,
93년부터나 흑자기조로 돌아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수출현장엔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이제 수출전선은 보다 근본적인 재정비가 없는한 경쟁력을 되찾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수출독려다, 지원이다라는 땜질 처방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한
만성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소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재도약을 위한 재정비를 해야할 때가
온것 같다.
지금 세계 무역질서는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가 연내 타결을 목표로 진행중이며 92년 EC통합을
계기로 세계경제는 미/일/EC 3극체제를 형성하고 지역주의는 더
격심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공교롭게도 이 두세력의 중간에 끼여있어 어느쪽도
기웃거릴수 없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선진공업국대열에서는 더 견제가 심해 그 그룹에 끼여들기가
어렵다.
그래도 갈 방향은 선진국대열로 가는 길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우리가 선진공업국대열에 참여하는 길은 한마디로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다.
경쟁력은 값싸게 만드는 가격경쟁력과 고기술품을 만드는 비가격
경쟁력이다.
가격경쟁력은 환율을 유리하게 운영하거나 금리를 낮춰주거나 기타의
방법을 들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의 동원은 국경없는 사회가 진전될수록 어려워진다.
비가격경쟁력은 기술개발로 고가품을 만드는 일이다.
여기에 노력을 집중하지 않고는 장기적인 수출기반을 다질수 없다.
지난 27일 무역협회의 "전환기 한국무역의 갈길"이라는 세미나에서도
향후 몇년안에 우리가 산업구조조정에 성공하느냐 못하느냐에 수출의
앞날이 달려있다는 합의점이 제시되었다.
요즘의 수출환경변화에 대해 "시련이면서 동시에 기회"라는 말이
여러 전문가의 입에서 나왔다.
시련이 기회가 되게 하는 길은 당분간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고
수출기반 구축에 힘을 쏟는 일밖에 쉬운방법이란 없다.
나아갈 길은 뻔한데 민관, 민민, 관관 서로가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
산업계에도 "내탓이오" 운동이 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