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자회사들이 대출을 중단하고 있고 증시의 장기침체로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은 가운데 시중자금사정에 대한 통화
당국과 업계 의 진단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 단자사, 신규대출 중단 기존대출금마저 조기회수 ***
19일 금융계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제2금융권에 대한 실세금리
인하조 치가 취해지고 단자회사에 대한 「꺽기」(양건예금)가 규제되면서
자금이 부족하게 된 단자회사들이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기존 대출금마저
조기 회수하고 있다.
은행권도 통화당국이 이달초 은행별로 여신규제한도를 설정,
자율규제토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에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시달하자 정책자금을 제 외한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기업들이 지난 4월보다 더욱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기업들은 자금확보를 위해 사채시장과 외국은행 지점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일부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을 수 있겠지만 이는 제2금융권의
금리인하조치이후 일시적으 로 나타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은은 이달들어 증시가 계속 침체되고 단자회사의 자금여력도 충분치
않아 아 직까지 통화채를 전혀 배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2천억원어치의 통화채가 현금 상환됐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신용이 이미 수천억원 공급되고 정부부문에서도 통화살초가
빚어지고 있 으며 총통화(M2)증가율은 지난 18일 현재 지난달의 증가율
21.2%(평잔 기준)를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 유동성은 총량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시중 실세금리를 반영하는 콜시장의 금리를 보더라도 비은행
중개 1일물 이 지난 6월말 연 16.16%에서 지난 16일 현재 14.58%로
1.58%포인트 떨어지고 은행 중개 1일물도 14.31%에서 14.16%로 하락한
사실은 시중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여신금리의 경우도 단자회사들의 무역어음 할인금리는 6월말의
15.63%에서 지난 14일 현재 14.00%로 1.63%포인트, 기업어음 할인금리는
14.41%에서 12.40%로 2.01%포인트가 각각 내렸다고 한은은 밝혔다.
*** 기업, 자금확보위해 사채시장 이용사례 늘어 ***
그러나 한은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 최근 상당수의 기업들은
자금확보에 커다 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내수업종보다는 수출업종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이달 하순경 2조원 상당의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납부가
마감되기 때문 에 자금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가수요까지 겹쳐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 관계자는 최근 단자회사들이 담보여력이 없는
중소기업 을 외면하고 대기업 중심의 대출을 실시하고 있어 일부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 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중소기업에 각종
정책자금이 방출되고 있으나 이는 운영자금 의 부족을 메꾸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자회사에서 발길을 돌린 기업들이 은행권의 대출창구마저
막히자 사채시 장으로 다시 몰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중견 전자회사인 S전자는 지난 15일 느닷없이 D단자회사로부터 대출금
20억원을 상환하라는 통보를 받고 은행대출을 받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사채를 끌어 쓴 것 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부 대기업들도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 이들중 일부는 노사분규와
수출부 진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상당수는 주도면밀한
자금계획을 세우지 못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은은 최근 증시가 계속 침체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각종 정책자금
대출도 증 가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관리 여건이 상당히 나쁜 실정이라고
밝히고 일부 기업에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해서 시중은행의
방만한 대출을 허용한다면 통화증 발을 초래, 물가불안을 가중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