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도 이런데…" 유명 쇼호스트 잇단 파문에 '초비상' [이미경의 인사이트]

TV홈쇼핑 시청자 수 감소에
'예능형 콘텐츠 커머스' 강화 추세

일반 판매방송과 포맷 달라
인플루언서 출연 많아 잠재적 위험↑
"규정 관련 교육 및 자체 페널티 강화"
정윤정 쇼호스트. SNS 캡처
최근 TV홈쇼핑 판매 방송에서 쇼호스트들의 말실수 논란이 일면서 업계가 미래 전략 콘텐츠로 삼았던 '콘텐츠커머스' 강화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판매방송 형식의 포맷은 벗어나는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방송사고를 줄일 수 방향으로 전략을 보완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JENM(CJ온스타일)·현대홈쇼핑을 비롯한 대형 TV 홈쇼핑사는 최근 내부적으로 방송에서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진행자에 대한 교육 및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명 쇼호스트들이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탓이다.지난 1월 현대홈쇼핑에 출연한 정윤정 쇼호스트는 본인이 판매하던 제품이 방송시간이 끝나기 전에 완판됐음에도 일찍 퇴근할 수 없다며 방송 중 욕설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달 CJ 온스타일의 화장품 판매방송에 출연한 유난희 쇼호스트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화장품을 판매하던 중 피부병으로 고생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개그우먼을 연상시키는 듯한 발언을 했다. 두 사건은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문제를 삼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알려졌다.
유난희 쇼호스트. SNS 캡처
'억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베테랑 쇼호스트들의 말실수가 이어지자 평소 '예능형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하던 TV홈쇼핑사의 전략에도 경고등이 커졌다.

예능형 콘텐츠 커머스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접하게 한 뒤 해당 콘텐츠에서 노출한 상품을 구매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식의 콘텐츠다. 일방적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TV홈쇼핑 판매방송과는 차별화된 포맷으로 꼽힌다.TV홈쇼핑업계는 최근 TV홈쇼핑 시청자수가 줄어어드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예능형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10~30대의 젊은 시청자들에게 예능 포맷의 콘텐츠로 접근해 이들을 홈쇼핑 채널로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은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미디어부문을 콘텐츠부문으로 개편했다. 지난달에는 예능 콘텐츠 전용 유튜브 채널인 '내내스튜디오'를 론칭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말 쇼호스트가 여행 코스를 직접 방문해 소개하는 브이로그 여행 콘텐츠 ‘현대브이로그’를 출시했다. 스튜디오 안에서 여행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일반적인 형식을 벗어난 것이다.

문제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예능형 콘텐츠 커머스 방송 진행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은 만큼 '홈쇼핑 전문 인력'인 쇼호스트에 비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점이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논란을 일으킨 두 쇼호스트는 업계에서 업력이 긴 '베테랑'으로 꼽힌다"며 "베테랑도 이런 실수를 하는데 일반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경우 위험성이 더욱 높다는 지적이 내부적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홈쇼핑업계 시장 상황상 콘텐츠 커머스 강화의 방향성을 전면 수정하기는 어렵다"며 "입점사 사전 협의 단계에서 쇼호스트를 비롯해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방심위 규정 등에 대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일으킨 진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홈쇼핑사의 내부 페널티 규정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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