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봉 1위' 대창,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주춤'

작년 매출 36% 뛰어 1.2조원
올들어 주가 12% 상승 그쳐
증권가 "실적 대비 저평가 구간"
국내 1위 황동봉 제조회사 대창이 6년 만에 ‘매출 1조원 클럽’에 복귀했다. 급격한 구리 가격 상승에 힘입은 결과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창 주가는 1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실적 대비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창은 작년에 매출 1조2776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6.8%(2892억원) 늘었다. 2014년(1조3236억원) 이후 7년 만의 최고치며 2015년(1조166억원) 이후 6년 만에 매출 1조원 클럽에 복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28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대창은 국내 황동봉 시장의 44%를 차지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황동봉은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황동을 기다란 막대 형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 소재를 쉽게 가공할 수 있고 열·전기 전도율이 높아 자동차 및 기계부품, 전기전자부품, 건축자재, 의료기구까지 다양하게 사용된다.

코로나19 충격을 벗어나 글로벌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가며 구리 가격이 급등한 것이 실적 개선의 배경이 됐다. 글로벌 구리 가격은 2020년 3월 t당 4617달러(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에서 2021년 12월 1만1000달러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이처럼 구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롤마진(제품가-원재료가)이 늘었고,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대창은 생산에 투입하는 전기동(순도 99.9% 이상의 고품질 구리)과 동 스크랩(부스러기) 등 원자재를 3개월치 이상 쌓아둔다. 구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3개월 전에 저렴하게 산 원자재를 사용한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진다.자연스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매출 순위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매출 순위 252위를 기록해 2020년 300위권에서 50계단 이상 상승했다.

대창은 황동봉을 제조하는 본사 외에 동괴(ingot·잉곳)를 생산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서원과 전선용 구리선(SCR)을 만드는 비상장사 태우, 고기능성 황동밸브를 만드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에쎈테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호주, 동남아시아, 유럽 등 해외 20개국에 생산품이 수출된다. 내수와 수출 비중은 5 대 5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창의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난으로 구리 가격 상승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주가는 횡보하면서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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