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품에 'QR코드 뒷거래' 의혹도 제기…탐방로 입구 "철저 본인확인"

2년 만에 재개된 한라산 새해 해돋이 야간산행 열기가 너무 뜨거웠나.

한라산 신년 일출 탐방예약 과열…QR코드 중고거래
2023년 1월 1일 0시 출발하는 야간 산행 예약 QR코드가 거래되고 예약 관련 의혹이 있다면서 이를 조사해 달라는 진정이 경찰에 제기됐다.

5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청 누리집 '관광불편민원접수'을 통해 2023년 1월 1일 야간 산행 등 한라산 탐방 예약 QR코드가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한라산 신년 일출 탐방예약 과열…QR코드 중고거래
'한라산 탐방예약 거래 신고 및 시스템 개선 건의' 제목의 게시물에는 '2023년 1월 1일 야간 산행 2자리의 예약 QR코드가 5만원에 거래됐다'면서 관련 사진이 올랐다.

게시자는 그러면서 '연락처와 예약번호를 확인해 예약 QR코드를 확실히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예약 사진에는 '산행자 명단 안 작성하신 분 양도해달라고 올리고 잠들었는데, 담날(다음날) 학교에서 5만원에 두 명 해주겠다고 한 거 바로 했다'는 체험 사례가 들어있다.

한 중고 거래 앱에는 '한라산 양도해주실 분', '1월 1일 한라산 양도해주실 분 없을까요?', '12.31-1.1 야간 등산 한라산 1인 양도 구해요' 등의 구매 게시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한라산 신년 일출 탐방예약 과열…QR코드 중고거래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도 한라산 겨울 산행을 위한 QR코드가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매매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가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청 누리집에는 모 산악회 명의의 여행사가 탐방 예약일인 12월1일 전부터 '1월 1일 0시 성판악으로 올라가 관음사로 내려오는 백록담 신년 일출 상품'을 판매했다는 내용의 게시글도 올랐다.

이 게시자는 일출 등반 QR코드 뒷거래 의혹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진정서까지 제출했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여행상품에서 한라산 정상 등반은 여행자 본인이 예약해야만 하고 한라산 정상 등반을 예약하지 못했더라도 제주도에서 1박 2일 신년 여행을 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라산 신년 일출 탐방예약 과열…QR코드 중고거래
현윤석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해당 업체 조사 결과, 업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상품 예약은 한라산 탐방 예약 대행이 아니고 교통편(항공권, 버스)만 제공하는 상품으로 한라산 탐방 예약은 예약자 본인이 별도로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월 1일 예약은 선착순 마감된 상태로 예약 취소 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 예약은 불가능하며 한라산 탐방 예약은 한라산 탐방 예약 시스템에 접속해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온라인으로만 가능해 국립공원 직원이라도 별도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 소장은 "향후 1월 1일 당일 입산 시 탐방로 입구에서 QR코드 본인 확인을 강화할 예정이며 QR코드 거래 행위 적발 시 민·형사상 책임 부과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2023년 계묘년 첫 해돋이를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 정상에서 볼 수 있도록 1월 1일 새벽 야간 산행을 허용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새해맞이 한라산 야간 산행이 금지된 지 2년 만이다.

허용 인원은 성판악 코스 1천명, 관음사 코스 500명이다.

새해맞이 야간 산행은 한라산탐방예약시스템을 통해 지난 1일 오전 9시 예약을 시작했다.

하지만 높은 인기를 실감하듯 예약 개시 1시간 만에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 야간 산행 예약이 마감됐다.

예약 개시와 동시에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접속하는 바람에 한때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또 수십 분간 '접속 대기'가 발생해 많은 이가 예약을 하는 데 불편을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