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회복력 시대' 펴내…효율성보단 적응성이 중요 "이태원 참사에 애도… 참으로 비극적인 일"
"지난 1만 년 동안 인간은 자연을 인간에게 적응시키며 멸종의 길을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다시 인간이 자연에, 좀 더 정교한 방식으로 적응할 차례입니다.
" 미국의 미래학자이자 경제·사회 사상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7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회복력 시대는 지구 생명을 재생시킬 수 있는 두 번째 기회일지도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복력 시대'는 그가 선보인 신간 제목이다.
효율성만을 추구하던 '진보의 시대'에서 벗어나 적응성에 방점을 둔 '회복력 시대'로 나아가자고 제안하는 내용을 담았다.
책 집필에만 8년이 걸렸다고 한다.
인류는 그간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천연자원의 수탈과 상품화, 소비를 최적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탐구에 몰두했다.
이 시기에는 효율성과 진보가 시대의 화두였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 세상 사람들의 관심사는 오직 진보, 효율, 자연의 상품화와 추출뿐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효율성을 말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후변화로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심한 양극화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에 따르면 500개 기업이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최상위 부자 8명의 재산은 전 세계 인구의 50%의 재산과 맞먹는다.
이런 상황에서 리프킨은 발전보다는 '회복'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해선 화석연료나 원자력 대신 풍력과 태양열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이 필요하고, 일방적인 세계화보다는 '세방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세방화란 세계화(Globalization)와 현지화(Localization)의 합성어로, 세계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현지국과의 기업 풍토를 존중하는 경영 방식을 의미한다.
그는 적어도 환경과 경제적 분야에서는 '회복력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성에서 재생성으로, 과소비에서 생태관리로, 소유에서 접근으로, 시장에서 네트워크로, 선형적 프로세스에서 인공 두뇌학적 프로세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프킨은 "10년 내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태양과 바람을, 20년 내로 바다를 공유하게 될 것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인들은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프라는 2040년쯤이면 회복력 시대의 인프라로 전환할 것"이라며 "새로 부상하는 인프라는 수직 분산형, 중앙집권형이 아니라 완전히 분산형 인프라의 형태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지난 수십 년간 압축성장 경로를 따라 발전한 한국은 회복력 시대를 맞아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그는 우선 "동양문명이 자연과의 조화, 인간의 자연에 대한 적응을 중요시했다는 강점이 있다"며 "20세기 아시아는 서양의 비즈니스 모델 등을 적용했지만 여전히 이러한 과거의 종교적, 문화적 뿌리를 간직하고 있다.
이로 돌아가되 동양문명의 자연에 대한 접근을 업데이트하여 적용해야 한다.
그러면 서양 국가보다 훨씬 빨리 회복력 시대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특이한 점은 어떤 일이 일어나든 한국인들은 식민지배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을 보존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주변 요소들의 연결고리를 관찰하는 능력을 키우고, 주변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을 배우면서 한국은 강인한 문화적 유전자를 가지게 됐다.
소설가 천명관(59·사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골프 가게 점원, 보험 외판원으로 일하며 20대를 보냈다. 서른 넘어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극장 입회인, 영화사 직원을 거쳐 시나리오 작가가 됐다. ‘총잡이’ ‘북경반점’은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화감독의 꿈은 요원했고, 생계는 막막했다. 그때 동생이 권했다. 소설을 써보라고.태어나 처음 쓴 단편소설인 ‘프랭크와 나’가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당선됐다. 이듬해 펴낸 장편 <고래>는 단번에 평단과 독자를 사로잡았다.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았고 10만 부 넘게 팔렸다. 문단에선 “천재가 나타났다”는 말이 나돌았다.이후 <고령화 가족> 등을 썼지만 <고래>는 여전히 대표작으로 남아 있다.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다룬 이 소설은 파격적이다. 신화적 상상력, 민담, 사회 괴담, 무협지적 요소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면서 엄청난 입담으로 몰입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고래>가 오는 4월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다. 책을 미리 읽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박찬욱의 영화부터 가와구치 도시카즈의 책까지 동아시아의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이 그 물결의 정점에 선 것처럼 보인다”고 호평했다.임근호 기자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된 박상영의 연작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이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지난 30일 오후 1시(현지 시간) 이 상을 후원하는 아일랜드 더블린 시의회는 2023 국제 더블린 문학상 1차 후보를 발표했다. 전 세계 도서관의 추천을 받아 추린 1차 후보는 총 70권이다. 이 중 번역 작품은 안톤 허가 옮긴 <대도시의 사랑법> 영어판을 포함해 총 29권이다. 2차 후보는 3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수상자는 5월 25일 발표된다.<대도시의 사랑법>을 출간한 출판사 창비 측은 "국제 더블린 문학상은 노벨문학상, 부커상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손꼽힌다"며 "역대 수상자로는 오르한 파묵, 헤르타 뮐러, 애나 번스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28년째인 이 상은 매년 영어로 출판된 소설을 시상한다. 수상자에게는 10만 유로의 상금을 수여한다. 수상작이 번역서일 경우 저자는 7만 5000유로, 번역자는 2만 5000유로를 받게 된다.<대도시의 사랑법>은 30대 초반의 작가 ‘영’이 좌충우돌하며 삶과 사랑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발랄하면서도 깊이 있게 담아냈다. 2019년 국내 출간됐다. 2021년 11월 미국에 출간된 이후 뉴욕타임즈,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1차 후보에 올랐을 당시 부커재단은 이 작품을 “반짝이는 서울의 밤 세계와 그후의 게슴츠레한 아침을 그려낸, 에너지 넘치며 유쾌하고 감동적인 소설”이라고 평했다.국내에서 <대도시의 사랑법>은 최근까지 10만부 가까이 판매됐다. 영상화 판권 계약도 체결됐다. 해외 번역 판권도
삶의문학회는 제4회 삶의문학상 수상작으로 이선희(58) 시인의 시집 '환생하는 꿈'(지혜 2022)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심사위원장인 김영호 문학평론가는 "환생하는 꿈은 우리 시대의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의미 있는 상념을 담아내고 있고, 그것은 활기 있는 리듬과 구체적인 이미지, 생생한 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충남 공주 출생인 이 시인은 2007년 '시와경계'를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우린 서로 난간이다'와 '소금의 밑바닥' 등이 있다. 현재 세종시마루낭독회와 애지문학회, 충남시인협회, 금강시마을 등에서 활동 중이다.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오후 3시 30분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리며, 이선희 시인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만원이 수여된다. 삶의문학상은 1980년대 대전·충남을 중심으로 '삶의문학'이란 종합 문예 무크지를 발간하며 활동했던 진보적 문인그룹이 지역의 후배 문인들을 위해 2020년 제정한 문학상이다. 문인그룹은 대전작가회의와 충남작가회의의 모체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