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여행을 '극기훈련'처럼 하는 당신에게
누구나 느긋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떠나면 ‘극기훈련’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들이 하는 건 다 해야 한다’ ‘언제 또 오겠나’ 하는 마음에 정신없이 걷고 셔터를 누르다 보면 어느새 돌아오는 비행기 안. 남은 건 언제 찍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는 수백~수천 장의 사진들과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깨달음뿐이기 십상이다.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에서 한 달여간 머물며 느긋하게 관광을 즐기는 여행 방식, ‘한 달 살기’가 인기를 끄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백종민·김은덕 씨 부부는 한 달 살기의 ‘선구자’다. 여행 마니아인 이들은 2013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시작으로 한 달씩 각국으로 여행을 다녔다. 이후 45곳에 이르는 도시에서 한 달을 살았다.

돈이 많이 들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1주일짜리 패키지 여행보다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훨씬 즐겁다는 게 이들 부부의 설명이다. <여행 말고 한 달 살기>는 그 비결을 정리한 가이드북이다. 휴대폰 로밍과 유심칩 구매 중 뭐가 저렴하고 편리한지, 가계부는 어떻게 쓰면 좋을지, 숙박비와 공연 표값은 어떻게 아낄 수 있는지 등 ‘꿀팁’이 빼곡히 담겨 있다.

직장인이 한 달이나 시간을 내기는 쉽지 않다. 저자들은 휴직자나 이직을 준비하는 이들, 은퇴자 부부 등에게 한 달 살기를 권한다.

‘맞춤형’ 추천 도시도 준비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