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사진=한경DB
김제동 /사진=한경DB
방송인 김제동이 최근 중고등학교에서 강연 중인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김제동은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잔디동산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13회 봉하음악회'에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그는 관객들의 환호가 쏟아지자 "여기서 제 이름 연호하고 그러면 신문에 '정치집회'라고 나간다. 하지 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제동은 "요즘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무료 강연을 하고 있다. 무료는 아니다. 18만원에서 22만원 정도 준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얼마 전에 양산에서도 섭외가 들어와서 오려고 했는데 막판에 교장 선생님께서 '정치적 성향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혹시 그 교장 선생님 아시는 분은 얘기 좀 해달라. 가서 정치 얘기 안 한다. 내가 살면서 무슨 정치 얘기를 했다고 그러냐"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은 좌우 모두가 합심해서 만들어 낸 거다. 그 헌법 얘기하자는 것"이라며 "내가 헌법을 읽고 독후감을 썼더니 어떤 국회의원이 '전문대 나온 사람이 뭘 아느냐'고 하더라. 그때 기자에게 전화가 와서 할 얘기 없냐고 하길래 '전문대 나온 나도 안다고 전하라'고 했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그러면서 "천문학을 전공해야 별을 보느냐, 지리학을 전공해야 내비게이션을 보냐, 가정학과를 나와야 집안일을 하냐. 헌법의 주인이 있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제13회 봉하음악회에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김제동의 모습 /사진=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제13회 봉하음악회에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김제동의 모습 /사진=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김제동은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나는 열세 살이 되면 교육감 선거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교육 정책이 애들 눈치를 본다. 사실 내 마음 같아서는 태어나자마자 투표권을 줬으면 한다. 애는 누굴 찍을지 알 수 없으니 정치인들이 얼마나 겁을 먹겠냐. 그럼 우리 사회의 좌우 대결도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을 거다. '어떻게 저런 대통령이 뽑힐 수 있어'라고 하면 '이번에 애들이 많이 찍었대', '이번에 신생아가 많이 찍었대'라고 말할 수 있으니 말이다"고 했다.

이어 "정치 성향이 달라져서 맨날 갈라져서 싸워야 하냐. 그렇지 않다. 그래서 임진왜란을 맞고, 조국이 분단되지 않았느냐. 감정은 이해가 돼도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리는 전부 다 밀어줄 준비가 돼 있고, 잘만 하면 서로 손잡고 갈 준비가 돼 있지 않냐. 그런 걸 보여주자. 그런 걸 보여주는 게 진짜 시민들의 힘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제동은 2019년 지방자치단체 강연에서 회당 수천만 원이 넘는 고액 강연료를 받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 일로 진행하던 방송에서 하차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을 자제해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