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공사채 발행 규모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쌓인 지하철 운영 적자에 코로나19발(發) 이용자 감소까지 더해져 공사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6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공사채 발행금액(잔액 기준)은 6월 말 기준 2조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41.7% 급증한 것으로, 2017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한 이후 최대치다. 단기 채권인 기업어음(CP)까지 합치면 공사의 채권 발행액은 2조7580억원에 달한다. 공사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65세 이상 무임승차, 환승할인 등에 따른 손실을 포함해 올해 1조6000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공사 지분 100%를 보유한 서울시에 부담을 떠넘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재무 사정이 동반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를 둘러싼 환경도 녹록지 않다. 서울시와 공사가 지속적으로 요청한 무임승차에 대한 재정 지원은 중앙정부가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하철 요금 인상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공사가 추진 중인 1500명 인력 구조조정 등 경영합리화 방안은 노조와의 대치로 답보 상태다.

하수정/정지은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