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 전 온라인개막
한국 기하추상의 태동…'파이프 화가' 이승조 30주기 회고전
한국 기하추상의 발전을 이끈 '파이프 화가' 이승조(1941~1990) 30주기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온라인으로 개막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 전을 인스타그램(instagram.com/mmcakorea)을 통해 다음 달 1일 오후 4시에 온라인에서 먼저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승조는 '파이프'를 연상시키는 원통 단위를 조형 언어로 제시했다.

원통 이미지를 다양하게 변주해 착시효과를 만들어내는 '핵'(核.Nucleus) 작업으로 한국 화단에서 보기 드문 엄격한 기하학적 추상의 전형을 이룩한 화가로 평가받았다.

이승조는 당시 추상회화의 입상이 드물었던 보수적인 국전에서도 1968~1971년 4년간 연이어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현상학이론,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등 외부에서 유입된 현대미술 흐름에 적극적으로 호응했고, 1970년대 중반 이후 단색화와의 연계성을 가지면서도 스스로 개척한 '핵'의 고유성을 놓지 않았다.

30주기를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전 생애에 걸쳐 매진했던 '핵'의 예술적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1968년부터 1990년까지 그가 마주했던 시대와의 관계 안에서 탄생한 회화와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전위적인 그룹 오리진(Origin)과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에 관한 자료를 소개한다.

색 면과 색 띠의 나열 사이에서 원기둥 모티프가 처음 등장한 '핵 10'(1968)과 제3회 오리진 회화전에 출품된 후 대중에게 소개된 적 없는 '핵 G-70'(1969)을 비롯해 회화 90여점, 자료 50여점이 나온다.

캔버스의 평면과 조형 간의 구조적인 논리를 추구한 이승조의 작품은 광학적이고 시각적인 옵아트(Op art) 특징이 강하다.

당시로써는 이례적인 매끄럽고 기계적인 표현은 평붓 사용과 사포질이라는 반복적인 노동과정, 종이테이프를 이용한 작가의 독자적인 채색 방법으로 가능했다.

이번 전시는 애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7월 1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현장 관람은 할 수 없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현재 단색화의 국제화가 있기까지 초석을 놓고 한국 기하추상의 태동을 주도한 이승조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 및 미술사적 위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하추상의 태동…'파이프 화가' 이승조 30주기 회고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