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대한민국 트로트 열풍은 계속된다
설 연휴 킬링 콘텐츠된 트로트·송가인
지니뮤직, 트로트 차트 신설하기도
올해도 관련 프로그램 및 뮤지컬 줄줄이 예정
송가인 '고맙습니다' /사진=MBC 제공

송가인 '고맙습니다' /사진=MBC 제공

'미스트롯'이 쏘아 올린 트로트의 열기가 가실 줄을 모른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트로트 관련 콘텐츠가 다시금 봇물처럼 몰려온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한'과 '흥'이 깃든 트로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 TV조선 '미스트롯' 무대에서는 판소리를 전공한 무명의 트로트 가수부터 개그우먼, 주부, 아이돌 출신 참가자까지 다양한 이들이 끼를 펼쳤다. 폭발적인 성량, 간드러지는 창법으로 트로트의 정석을 선보이는 출연자가 있는가 하면, 댄스와 접목한 독특한 무대로 트로트 장르에 대한 편견을 격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미스트롯' 진에 오른 송가인은 예능프로그램과 CF는 물론, 각종 행사까지 독보적인 섭외 1순위가 됐다. 심금을 울리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폭발적인 가창력, 우리 고유의 멋이 고스란히 녹아든 감성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았다는 평가가 따른다. 송가인 외에 각각 선과 미로 꼽힌 정미애, 홍자를 비롯해 정다경, 숙행, 두리, 김소유, 하유비, 박성연 등 다른 출연진들도 모두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는 연일 매진을 기록했으며, 이들은 아이돌 팬덤에 버금가는 열혈 팬층을 확보했다.

'미스트롯'에서 출발한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는 않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즈음, '국민 MC' 유재석이 돌연 트로트를 부르기 시작했다. MBC '놀면 뭐하니?'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유재석은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로 '젊은 트로트' 붐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호감형 방송인인 그는 성실함과 친근함에 특유의 유쾌함을 버무려 자신만의 개성을 살렸고, 이는 곧 트로트 장르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과 호응으로 이어졌다. '미스트롯'이 끌고, 유산슬이 미는 완벽한 호흡에 트로트의 인기는 한발 전진했다.
'미스터트롯' /사진=TV조선 제공

'미스터트롯' /사진=TV조선 제공

이 기세가 꺼질새라 '미스트롯' 후속으로 남자 출연자들로 구성된 '미스터트롯'이 방송을 시작했다. '미스트롯'의 후광 효과로 첫 방송부터 놀라운 화제성을 자랑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임영웅, 장민호, 영탁, 김호중, 정동원 등의 다시보기 영상은 이미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 17일 발표된 '예선곡 베스트' 앨범은 발매 직후 앨범 수록곡 32곡 중 무려 30곡이 멜론 성인가요 차트에 올랐다.

설 연휴에도 트로트는 빠질 수 없는 킬링 콘텐츠가 됐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MBC가 준비한 '2020 설 특집 송가인 콘서트 '고맙습니다''다. MBC는 이미 한 차례 '송가인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지난해 11월 첫 번째 단독 콘서트 '가인이어라'를 특별 편성해 심야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9%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 이에 MBC는 이번 설 시청률 대전에서 도전보다는 안전성을 택했다. 유산슬의 '1집 굿바이 콘서트 '인연'' 실황과 비하인드가 담긴 '설에 놀면 뭐하니?-산슬이어라'까지 편성하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당겼다.

이 밖에도 Mnet 'TMI NEWS'는 설 특집으로 아이돌 그룹들이 모여 트로트 명곡들을 부르며 직접 경연을 펼치는 '아이돌 트로트 자랑'을 선보였고, KBS2 '불후의 명곡'은 지난해 추석특집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불러 모았던 송가인을 재차 초대했다. 송가인은 숙행과 동반 출연해 무대를 빛냈다.

트로트의 인기는 올해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음원 서비스 사업자들도 시대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최근 지니뮤직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트로트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트로트 차트를 신설했다. 지니뮤직 측에 따르면 2019년 트로트 장르의 스트리밍 이용은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지니뮤직은 이를 '미스트롯'과 유재석의 유산슬 활동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송가인, 유재석 /사진=한경DB

송가인, 유재석 /사진=한경DB

다만 트로트 열풍을 어떠한 방식으로 이어나갈 것인지는 숙제로 남아 있다. 장기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트로트 장르를 콘텐츠화하는 과정에서의 다각적인 변주가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MBC에브리원은 오는 2월 5일 트로트 가수 7인이 경연을 펼치는 '나는 트로트 가수다'를 내놓는다. 기존 MBC '나는 가수다'에서 충분히 볼 수 있었던 경연 형식을 취해 포맷의 신선도 면에서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MC 이덕화를 시작으로 가수 조항조, 김용임, 금잔디, 박구윤, 박혜신, 조정민, 박서진 등 굵직한 실력을 지닌 출연진들이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SBS도 트로트 예능을 기획해 1월 중 녹화를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가수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 등 출연진의 화려한 면면은 물론, K트로트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해외 버스킹을 접목시킨 신선한 포맷까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당초 설 연휴 파일럿 3부작으로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이는 아쉽게 불발됐다. SBS 측 관계자는 "촬영은 진행했으나 편성이 뒤로 미뤄지게 됐다. 아직 방송 형태나 편성 일정이 미정이지만 설 이후 준비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방송가를 휘어잡은 트로트는 공연계까지 진출, 뮤지컬로도 재탄생한다. 오는 3월 12일 우리금융아트홀에서 '트롯Show 뮤지컬 트롯연가'가 막을 올린다. 이는 트로트 가수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국내 최초의 트롯 뮤지컬로, 배우 김승현, 정가은, 가수 홍경민, 방송인 홍록기, 뮤지컬 배우 김나윤, '미스트롯' 출신 정다경, 김소유, 하유비, 박성연, 김희진, 강예슬, '미스터트롯'의 영기가 출연한다.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새 형태의 트로트 콘텐츠 역시 대중의 정서에 부합하며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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