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찬 대표가 ‘팜통령의 다육농원’에서 재배하고 있는 다육이를 소개하고 있다.
김문찬 대표가 ‘팜통령의 다육농원’에서 재배하고 있는 다육이를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다육이 재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다육식물을 잘 키워 되팔면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중에서도 ‘1000만원짜리 다육식물’이 있다는 내용의 한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 수가 31만 회를 넘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도대체 어떤 식물이길래 1000만원에도 팔리는 걸까.

영상을 제작한 주인공은 유튜브 ‘팜스맨’ 채널을 운영하는 김문찬 팜통령의 다육농원 대표(27). 대구 지산동에 있는 그의 농원에서 다육이 이야기를 들어봤다.

1000만원짜리 다육이의 정체

다육식물은 사막이나 높은 산 등 수분이 적고 건조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잎에 수분을 저장하는 식물을 말한다. 선인장과 특성이 비슷하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다육식물은 ‘금’ 종류다. 금이란 식물에 있는 엽록소가 변이를 일으켜 초록색과 함께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을 함께 띠는 다육식물을 통칭한다. 방울복랑금이나 마리아백금이 대표적이다. 일반 방울복랑은 잎에 초록색만 나타나는 반면 방울복랑금은 흰 빛깔, 붉은색 등 다양한 색이 함께 발현돼 화려하다.

김 대표는 그중에서도 모주(母株: 종자나 묘목을 얻기 위해 키우는 나무)로 사용할 수 있는 금은 1000만원대에 판매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육식물은 잘 키운 뒤 잎을 여러 번 잘라내 다시 심는 것이 가능하다. 하나의 다육식물을 여러 개의 화분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잎이 풍성하게 달린 다육식물은 바로 여러 개의 다육 화분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모주로 활용된다. “고가의 다육식물을 사는 사람은 전문 판매업자나 다육식물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있는 고수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1000만원에 사가더라도 금방 수십만원짜리 여러 개를 만들어 팔 수 있기 때문이죠.”

김 대표는 3년 전부터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15년 전부터 다육식물 농장을 운영한 부모님 덕분에 다육식물 시장을 가까이에서 봐온 그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농장마다 자신의 노하우가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쉽게 가르쳐주질 않습니다. 부모님께서 기술을 쌓아두신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 대표가 농장 운영에 뛰어들면서 825㎡(250평)이던 농장 규모는 2배로 커졌다.

김 대표는 희소성 있는 다육식물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 없는 다육식물을 구하러 해외에도 나간다. “외국 현지의 재배 환경을 철저히 검토한 뒤 수입합니다. 흙의 양, 번식하는 시기 등을 최대한 비슷하게 할수록 더 잘 자라거든요.”

낮엔 농부, 밤엔 유튜버

'1000만원짜리 다육식물'로 뜬 스타 유튜버 농부
김 대표는 처음엔 오프라인 판매에 주력했다. 농장 방문 고객에게 다육식물을 팔거나 소규모 벼룩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판매했다. 김 대표와 팜스맨 농장이 유명해진 것은 유튜브 채널 팜스맨을 열면서부터다. 그는 작년 7월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팜스맨은 영화 ‘킹스맨’에서 이름을 따왔다. 킹스맨의 유명한 문구인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를 차용해 ‘농부가 미래를 만든다’는 슬로건도 지었다.

“유튜브를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공공기관이 주최한 청년창업농 사업에 지원하면서 좀 특이한 계획을 써보자는 생각으로 유튜브를 개설했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1000만원짜리 다육이’를 소개하는 영상을 비롯해 ‘방울복랑을 금으로 만드는 방법’(조회 수 19만 회), ‘실내에서 다육식물 키우기 유의사항’(조회 수 12만 회)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김 대표는 팜스맨 채널을 통해 1년간 40여 개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구독자 수도 1만6000명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이달부터 네이버 FARM TV에도 영상을 공급하며 구독자층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약속이 없는 날이면 저녁엔 꼭 동영상 기획이나 편집을 합니다. 한 편에 다섯 시간 정도 들이면 기본적인 편집이 가능하더라고요.”

김 대표는 유튜브 진출이 온라인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농장 매출 중 온라인 판매 비중이 35%까지 올라갔다. 김 대표는 “다육식물뿐 아니라 화분에 사용하는 흙에 대한 문의도 많다”며 “외국인들이 문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약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부모님의 농사를 이어받은 뒤 매출을 종전에 비해 2배 이상 늘렸다. 올해는 치유농장으로 확장하는 게 목표다. “최근 1652㎡(500평) 규모의 땅을 새로 구했어요. 이곳은 판매보다는 다양한 다육식물을 체험하면서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대구=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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