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소미숙아로 태어난 사랑이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소미숙아로 태어난 사랑이 (사진=연합뉴스)
302g.

이사랑 양은 엄마의 임신중독증으로 인해 임신 6개월만에 세상에 나왔다.

지난 1월 국내에서 가장 작게 태어난 사랑 양은 호스보다 가는 팔과 다리를 휘저으며 사투를 벌였다.

생존확률 1%. 태어난 지 일주일째에는 몸속에 있던 양수가 빠지면서 체중이 295g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일주일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우려를 털어내고 사랑이는 다섯 달 동안의 집중 치료를 견뎌낸 끝에 3kg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게 됐다.
 302g에서 3kg로 성장한 국내 최소미숙아 사랑이의 기적 (사진=연합뉴스)
302g에서 3kg로 성장한 국내 최소미숙아 사랑이의 기적 (사진=연합뉴스)
300g 이하 신생아의 생존 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단 한 차례 수술도 받지 않고 모든 장기가 정상적으로 발달한 건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다.

사랑이의 장폐색, 장염 등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유수유'.

엄마는 매일 모유를 유축했고 아빠는 이를 병원에 가져와 사랑이에게 먹였다.

그렇다면 미숙아일수록 모유수유가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1천명 이상의 미숙아 모유수유 교육 경험을 가진 최희진 아름다운엄마 모유클리닉 대표는 "미숙아에게 모유수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는 정상적인 성장 및 발달을 돕고 감염이나 질병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미숙아는 면역체계가 덜 발달돼 있어 감염될 위험이 높은데 모유에는 필수아미노산과 필수지방산들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고 감염을 막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면역클로불린, 락토페린, 올리고당, 라이소자임이 풍부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유를 먹일 경우 괴사성 장염의 확률이 분유수유보다 10% 감소한다.

최희진 대표는 "모유는 신생아의 시력을 좋게하기 때문에 미숙아 망막증 발생빈도가 낮고 미숙아 망막증이 발생한 이유에도 그 정도가 덜 심하다"면서 "불포화 지방산으로 인해 뇌신경 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가 강조한 모유의 장점은 미숙아의 성장을 도와주는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점.

모유 속 단백질은 완전하게 분해되며 분유보다 더 잘 흡수되는 것은 물론 모유 속 리파제는 유지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미숙아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에너지가 된다.

마흔 넘는 나이에 인공수정으로 어렵게 임신했던 부모로서는 '사랑이 생존' 자체가 기적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랑이의 기족 (사진=연합뉴스)
사랑이의 기족 (사진=연합뉴스)
500g 미만 초미숙아의 국내 생존율은 28%.

기적과 희망을 선사한 사랑이는 세계에서 26번째 작은 아기로 등재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