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로 휴가를 떠나는 호캉스(호텔+바캉스)족(族)이 늘고 있다. 호텔에서 숙박에 조식과 수영장 등이 포함된 여름 패키지 상품을 구입해 휴가 기간 내내 호텔에서 보내는 여행객이다. 올해 호캉스 여행지는 제주도가 ‘핫’하다. 제주 호텔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대신 쾌적한 관광을 즐기려는 국내 관광객이 패키지 예약을 많이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제주 해비치 서머 패키지 예약 건수는 작년 6월에 비해 70% 늘었다. 해비치호텔에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인 익스플로러 이용객은 약 20% 증가했다.

○호텔로 떠나는 휴가
해비치호텔 야외수영장.
해비치호텔 야외수영장.
전망과 인테리어가 아름다운 객실에서 ‘힐링’하면서 호캉스가 시작된다. 바다 전망 객실은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해비치호텔은 전체 객실 중 70%가 바다를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표선바다와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인 하얀 등대를 볼 수 있다. 롯데호텔과 신라호텔 오션뷰 객실에서는 중문 색달해변이 보인다.
롯데호텔 키티 캐릭터룸.
롯데호텔 키티 캐릭터룸.
특별한 테마로 꾸민 객실도 있다. 롯데호텔제주 헬로키티룸은 헬로키티 캐릭터로 인테리어한 객실이다. 자녀 동반 방문객과 여성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아 7~8월 성수기에는 대부분 만실이다. 해비치에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EQ900 회원인 ‘아너스 지’ 전용 객실과 라운지가 있다. 제네시스에 쓰인 가죽 등을 활용해 현대적으로 인테리어했다.

장비나 자동차를 렌트할 필요 없이 몸만 가면 되는 것도 호캉스의 장점이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에서 이동하면 된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 스파 등 즐길거리도 많다. 여름에는 특히 서핑과 패들보드 등 워터스포츠와 산 트레킹 프로그램 등이 인기다.

호텔업계 최초로 패들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해비치에서는 7월 서핑과 패들보드 이용 관련 예약 문의가 2배 급증했다. 최근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에 패들보드를 타는 장면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해비치 스파 아라는 제주 향토 항아리에 아로마오일을 담아내는 등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산 구아바차도 마실 수 있다.

글라스바 칵테일.
글라스바 칵테일.
제주신라호텔은 트레킹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일반 관광객이 잘 모르는 현지 휴양림으로 안내해준다. 계절마다 가장 경치가 좋은 산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등산가방과 트레킹화도 빌려주기 때문에 따로 준비해 갈 것은 없다. 신라호텔은 어린이 놀이 프로그램인 키즈캐빈을 운영한다. 롯데호텔제주는 배럴 서핑스쿨과 협업해 서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색달 해변에서 전문강사가 3시간가량 서핑을 가르쳐준다. 롯데호텔제주 커피팜투어를 이용하면 제주몬순커피 재배농장에서 커피 로스팅법을 배우고 제주 커피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제주 특산물 맛집도

호캉스에서는 수영장도 빼놓을 수 없다. 특급호텔 수영장은 워터파크와 달리 선비치 이용료를 따로 낼 필요가 없다. 오두막 형태의 카바나를 이용할 때만 이용료를 내면 된다. 해비치는 야외 수영장이 실내 수영장과 연결된 게 특징이다. 튜브를 타고 실내외를 오가며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신라호텔에는 패밀리풀과 어덜트풀이 따로 있다. 어덜트풀에서는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물놀이를 즐기며 영화를 볼 수 있다. 패밀리풀에서는 라이브 밴드 공연을 매일 저녁 연다. 롯데호텔제주 야외 수영장에는 슬라이드 등 놀이시설이 있다. 키즈풀에서는 만화영화 등을 틀어준다.

수영을 하다 출출해지면 풀사이드바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제주신라호텔 어덜트풀에선 ‘전복 차돌박이 짬뽕’이 유명하다. 진한 국물과 불향이 특징이다. 가격은 3만5000원으로 두세 명이 나눠 먹을 정도로 양이 많다. 해비치와 롯데호텔에서도 수영장에서 각각 버거 라면 맥주 칵테일 등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신라호텔 와인파티 모습.
신라호텔 와인파티 모습.
제주 특산물 요리도 호텔에서 즐길 수 있다. 최고급 식재료를 공수해 셰프들이 요리해준다. 해비치 파인 다이닝 밀리우에서는 옥돔, 흑돼지 등 제주산 식재료로 요리한 프랑스 음식을 코스로 즐길 수 있다. 섬모라 조식 뷔페에도 제주 고등어, 보말죽 등이 나온다. 한식당 하노루에서는 해녀들이 먹던 전통 식단을 재현한 ‘해녀밥상’ 메뉴를 판매한다. 롯데호텔은 레이크프라자 뷔페에서 돔베고기, 전복, 스시 등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내고 있다. 레이크프라자 뷔페에서는 저녁 8시30분부터 화산분수쇼도 즐길 수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