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언론인·악덕 사업가…퓰리처의 두 얼굴
미국 언론인들의 꿈인 퓰리처상을 제정한 조지프 퓰리처(1847~1911). 디즈니 영화 ‘뉴시즈’에선 악역으로 등장한다. 1899년 뉴욕, 신문사 ‘월드’를 경영하던 퓰리처는 저조한 경영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신문팔이 소년들에게 파는 신문 도매가를 인상한다. 소년들이 이에 맞서 파업을 벌이지만 그는 10센트의 자비도 베풀지 않는다.

《퓰리처》는 ‘불굴의 혁명가’와 ‘이기적인 권력자’ 사이를 오간 퓰리처의 삶을 파헤친다. 언론의 황금기를 열었으나 결국 악명 높은 황색 언론의 우두머리가 돼 언론 제국에 군림했던 그의 생애를 재현한다. 젊은 시절 그는 누구보다 전투적인 언론인이었다. 거대 자본에서 벗어나 경제적·정치적으로 독립된 언론을 꿈꿨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맞서다가 투옥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력을 잃게 되면서 자신의 안위만을 중요시하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잃어버린 자신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퓰리처상을 제정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제임스 맥그래스 모리스 지음, 추선영 옮김, 시공사, 968쪽, 4만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