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회의 열어 결정…유족 측 반대 "시기 부적절"

국립현대미술관이 고(故) 천경자 화백의 작품인지를 놓고 논란이 된 '미인도'의 일반 공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미술계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은 최근 '미인도' 공개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이며 다음주 중 관계자 회의를 거쳐 공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국립현대미술관 한 관계자는 "미인도의 진위 검증을 위해서는 작품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유족도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며 "전문가 및 대중의 의견을 듣고자 이를 공개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공개 결정에 앞서 최근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에게 바로토메우 마리 관장 명의로 서한을 보내 공개에 관해 의견을 구했으나 김 씨와 김씨 측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수사를 앞둔 상황에서의 공개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유족 측의 이러한 입장 등을 고려해 다음주 중 회의를 열어 공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만약 이 회의에서 공개가 결정되면 내달 중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미인도'가 전시된다면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장고에 보관한지 25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 앞에 공개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위작 논란이 제기된 직후인 1991년부터 수장고에 보관됐다.

미술관 한 관계자는 "전시 시기와 방법 등은 더 의논해봐야겠지만 단독으로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이며 작가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미인도'라는 제목만 달아 공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