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르 다른 재미…협동공연 잇따른다
각기 개성이 뚜렷한 여러 예술집단이 명작을 주제로 함께 기획한 공연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 9일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발레 갈라-The Masterpiece(명작)’(사진)는 다섯 개 민간 발레단이 뭉친 공연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이원국발레단, 서발레단, 와이즈발레단이 모였다. 잘 알려진 명작과 각 발레단의 대표적인 창작 레퍼토리 중 하이라이트 부분을 소개하는 자리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백조의 호수’ 중 백미로 꼽히는 백조 파드되(2인무)와 파드 트루아(3인무)를, 서울발레시어터는 리처드 월락 스위스 바젤발레단 단장이 춤을 짠 모던발레 ‘Snip shot’ 중 주요 장면 20여분을 공연한다. 이원국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 2막 중 그랑 파드되(화려한 2인무)와 스타 발레리나 김주원이 출연하는 창작발레 ‘기억의 자리’를 선보인다.

다섯 개 발레단은 5월18일에는 내용을 바꿔 한 차례 더 공연하는 데 이어 하반기에도 공동기획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10월28일부터 11월13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셰익스피어 인 발레’다. ‘로미오와 줄리엣’ ‘맥베스’ ‘한여름밤의 꿈’ 등 유명 작품의 주요 부분과 함께 셰익스피어 작품을 주제로 한 창작 발레 공연이 예정돼 있다.

다음달 8일부터 4월3일까지 서울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열리는 ‘셰익스피어를 뒤집多’는 네 개 극단이 모여 여는 연극 페스티벌이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재해석한 공연을 각 극단이 릴레이식으로 소개한다. ‘햄릿’은 극단 드림시어터컴퍼니의 ‘어둠 속의 햄릿’(3월8~13일)과 극단 브레드히트 사무엘바게뜨의 ‘짐승가’(3월15~20일)로 각색됐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헛소동’(3월22~27일)과 ‘한여름밤의 꿈’을 비튼 ‘한여름밤의 꿈처럼!’(3월29~4월3일)도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이 같은 협동공연의 장점은 다양한 예술집단의 독특한 색깔을 한번에 모아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창작자로선 공연에 필요한 인력과 무대를 함께 쓸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된다. 2012년부터 발레 갈라공연을 기획해온 공연기획MCT는 “고전 발레를 보러 온 관객이 이전에는 몰랐던 모던 발레의 재미를 알아가는 등 춤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반응이 많다”며 “유료 관객 점유율이 전 회차 90% 이상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