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시간 매출 128억원,연매출 2800억원,연봉 3억원….비결요? 뭐 거창한 건 없습니다. 오로지 마음을 다하는 '진심'이지요. "

성우 출신의 최고 쇼호스트 이고운영씨.평화방송 성우 1기를 거쳐 LG홈쇼핑에서 최다매출 신기록을 세운 뒤 2004년부터 현대홈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쇼호스타'로 불린다. 그냥 호스트가 아니라 스타급 호스트라는 뜻이다.

그의 성공 지렛대는 '업계 일인자가 되려면 어떤 잔머리도 필요없다. 오직 온 마음을 쏟아붓는 진심으로 승부하라'는 것.그가 펴낸 책 제목도 《진심,마음을 다하라》다.

"홈쇼핑에서 비데를 팔 땐 3주 동안 매일 두시간씩 비데에 앉아 있었죠.보험상품을 판매할 때는 먼저 저의 가입증명서를 보여줬습니다. 러닝머신을 팔기 위해 방송 두 시간 내내 뛰면서 죽기살기로 땀을 흘렸죠."

딱딱하기만 하던 초기 홈쇼핑 방송계에 노래와 곰춤,개그를 도입하며 일대 혁명을 일으킨 것도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그의 자기경영비법에서 나왔다. 그의 '진심'은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봉협상 대신 야구팀 설립을 요구해 야구팀 감독을 맡는가 하면,날마다 시를 읽으며 생각의 여백과 일상의 행복을 놓치지 않고,인간관계에서도 진심어린 적극성을 발휘한다.

32세에 600 대 1의 경쟁을 뚫고 홈쇼핑 업계에 도전했을 때,그는 연봉보다 많은 빚을 껴안고 있었다. 그러나 입사하자마자 3000만원으로 책정된 연봉을 자진해서 2400만원으로 깎고 일을 시작했다. 눈앞의 작은 성과보다 자신의 가치로 승부를 걸기 위한 결단이었다.

"연봉을 낮추고 보니 훨씬 자신감이 생겼어요. 깎은 600만원을 언젠가 10배,20배로 돌려받으리라 생각했죠.제 가치를 연봉 3000에 묶어두지 않고 그보다 더 높게 자신을 끌어올리고 싶었던 거죠."

반신반의하던 회사에서는 6개월 뒤 그의 연봉을 3800만원으로 올려줬고 나중엔 몇 배나 더 높여줬다. 지금 그의 연봉은 3억원에 달한다.

"MP3 제조사 직원이 제품을 들고 찾아왔을 때 모두들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 직원의 표정은 거의 절망적이었어요. 전 망설임 없이 된다고 했습니다. 진심으로 덤비면 충분히 팔 수 있다는 의미였죠.결국 그것은 젊은이들 사이에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고 그 회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가 됐습니다. 그 회사가 바로 '아이리버'죠."

그는 이처럼 상품의 '미래가치'를 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번은 연수기를 개발한 회사 대표가 '품질엔 자신이 있는데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해왔다. 그는 게스트로 출연하기로 하고 방청석에 자리를 잡았다. '연수기가 물에 함유된 철이나 마그네슘처럼 딱딱한 요소를 걸러줘 부드러운 물이 나오고 그 물을 사용하면 화장도 잘 지워지고 머리카락도 잘 감긴다'는 멘트가 나가는 도중에 그가 불쑥 뛰어들었다. "저도 오늘 방송이 있어 화장을 했는데요. 제가 직접 한번 해볼까요? 연수기 물이 화장 지우는 데 효과적이라면 파운데이션이 묻어나진 않겠죠.확인해봅시다. "

만에 하나 화장품이 묻어나면 큰일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그날부터 연수기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얼마 후 그 회사 사장님은 개발비를 모두 갚고 부자가 됐죠."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