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 기자회견

"심정적으로는 정치권이 불만스럽지만, 이 영화로 정치권을 흔들거나 야유를 보낼 마음은 없었습니다.

싸우자고 하는 영화가 아니라, 멀게 느껴졌던 대통령에게 '당신들을 이해하니 당신들도 잘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죠."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연출한 장진 감독은 "오락 영화의 틀 안에서 상상할 수 있는 재미까지만 가려 했다"며 "(정치적인 면에서) 더 깊이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일 오후 부산 센텀시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장 감독은 영화 촬영과 후반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두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일에 대해 "어떻게 보면 그분들이 영화를 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왜 이럴까' 슬프고 속상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영화에는 세 명의 대통령이 등장하고,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들이 묘사되지만 장 감독은 "특정한 인물을 모델로 삼거나 참고 자료를 찾아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대통령 이야기를 하지만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하면서 청와대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고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며 "(영화를 본) 10명 중 5명이 특정한 누군가가 연상된다면 그 사람이 맞겠지만, 의도적으로 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0년대 생인 나도 어릴 때부터 제왕적 대통령의 존재에 짓눌려 있었고 대통령은 일반인에게 성역"이라며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은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은 측면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내가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장 감독은 이야기를 세 명의 대통령으로 나누어 보여 준 데 대해 "한 대통령의 취임 전과 임기 당시, 퇴임 후의 모습은 물론, 취임 전의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퇴임한 대통령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