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사는 스님 달빛에 반해/물병 속에 길어 담았네/방에 들어와 달이 생각나기에/병을 기울이니 달은 사라져 보이질 않네.'

에이프릴컨설팅그룹 대표 컨설턴트인 계도원씨는 《고객마음 고객행동 고객문화》에서 이규보의 시를 인용하며 고객 만족 경영을 이야기한다. 달이 고객이라면 물그릇은 기업의 방침과 시스템.달을 보려면 달이 비치는 곳에 물그릇을 놓아두어야 하듯이 고객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 · 시스템 · 프로세스 · 인적 서비스 역량을 두루 갖춘 조직만이 고객 만족을 통한 기업가치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원리를 문화예술과 인문학적 지식,다양한 우화와 비유로 엮어낸다. 정착민 중심의 개고기 문화와 유목민 중심의 양고기 문화,기업과 고객이 같이할 때만 온전히 볼 수 있는 외눈박이 물고기 이론,기능과 재료가 비슷한데도 4B연필보다 몇십 배나 비싼 아이펜슬을 서슴없이 사는 여성들의 심리….

다른 배와 부딪쳤을 때 그 배에 사람이 타고 있다면 화를 내겠지만 빈 배라면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장자의 '빈 배'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고객에게 지면 싸우지 않은 것만 못하고 이기면 더 크게 지는 것이다. 그 고객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먹을 물을 펌프로 끌어올리는 '마중물'처럼 고객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려 주려는 배려가 감동의 원천이라고 강조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