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제는 《The power of body language》다. 처음 이 원제를 접했을 때에는 '보디 랭귀지를 통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법' 정도를 예상했다. 그런데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경이로운 사실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주고받는 의사표현 중에서 말로 표현되는 것은 7%에 불과할 뿐 나머지 93%는 표정이나 손짓,자세 등으로 표현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그 근거로 인류사를 언급한다. 음성언어를 소통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인류사 전체를 통틀어 볼 때 극히 짧은 기간에 불과하다. 그 이전의 오랜 세월 동안 인류는 몸짓 언어를 유일한 소통수단으로 써왔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몸짓언어가 음성언어보다 더 많이 쓰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간과한 채 음성언어인 말을 유일한 소통 수단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말로 표현하려 애쓰고,상대방의 말을 전적으로 믿는다.

저자는 이런 착각에서 오해와 트러블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몸짓 언어 해독법을 익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번역을 마치고 원고를 다시 검토하면서,나는 이 책이 인문학적인 호기심에 답하면서도 매우 실용적인 정보를 가득 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상대의 말이 거짓인지 참인지,그의 데이트 신청이 진지한 접근인지 가벼운 작업인지,상사가 당신을 승진시키려 하는지 해고하려 하는지 등을 판별하는 수백 가지의 방법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 되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제 남은 건 이 알찬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몸짓언어 해독의 효용성을 나타내면서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 없을까? 며칠을 고민한 끝에 마침내 《왜 그녀는 다리를 꼬았을까》로 결정했다.

사실 이 제목이 처음부터 마음에 든 건 아니다. 그런데 사내 여론조사에서 남자 사원들의 관심과 호응을 보니 확신이 생겼다.

드디어 서점에 첫 선을 보인 날,우리는 독자들에게 우리의 마음이 잘 전달되리라는 것을 조심스레 점쳤다. 그리고 우리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선택했고 지금도 사랑해주고 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독자들께 감사드리며,이 책을 통해 익힌 신체언어 해독의 기술로 독자들의 인생을 멋지게 반전시키기를 바란다.

/나은경 21세기북스 생활문화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