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박건형(30)이 코미디 영화로 내달 말 관객과 만난다.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를 통해 뮤지컬 스타로 발돋움한 뒤 드라마 '파란만장 미스 김의 10억 만들기'와 영화 '댄서의 순정'을 거치면서 주목받은 배우 대열에 오른 그가 코미디 연기에 도전,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박건형이 선택한 영화 '生, 날선생'(감독 김동욱, 제작 필름지)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일명 '날라리' 교사인 우주호(박건형 분)가 각종 비행을 저지르다 이를 보다 못해 우주호 선생 선도에 나선 윤소주(김효진) 교사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을 기본으로 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갖가지 사건을 웃음 코드로 풀었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기보다는 학원 코미디물에 더 가깝다.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박건형은 경직된 제작발표회장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듯 "제발 좀 웃어주세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참석한 배우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그는 연장자답게 연방 농담을 하며 어색해진 분위기를 쇄신하려고 애를 섰다.

질문은 첫 영화 '댄서의 순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두 번째 영화로 코미디를 선택한 박건형이 '生, 날선생'에서는 어떻게 연기했을까에 관심이 모아졌다.

"'댄서의 순정'과 '生 날선생'에서의 사랑은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작은 동화 같은 사랑, 지금은 현실적인 느낌"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어 "사랑이라는 것이 굳이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상대에 따라, 캐릭터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生, 날선생'이 그에게는 첫 코미디 영화였지만 연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겨울에 바닷물 속에 들어갔던 일"을 꼽았고, "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유쾌한 드라마 한 편을 찍는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웃기려고 하면 안 웃긴다"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한 "연기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있는 다양한 모습 중 한 부분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내면에 존재하는 코믹한 요소를 끌어내는 작업을 했는데 유쾌하고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질문 중 영화 '댄서의 순정'에서 포커스가 문근영에게 맞춰졌다는 내용이 나오자 발끈했다.

배우의 자존심이 분출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댄서의 순정'을 찍으면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초점이 누구에게 맞춰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기는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영화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제작발표회에서 박건형이 보여준 강한 자신감을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