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초기의 황해도 신천 학살 사건을 다룬황석영씨의 장편 소설 '손님'이 프랑스 언론에서 잇따라 호평받고 있다. 일간 르피가로는 16일 문학 섹션 기사에서 '손님'이 프랑스에 번역, 출간된 소식을 알리면서 소설의 줄거리와 의미, 황씨의 작품 세계, 밀입북과 투옥에 얽힌 그의 인생역정을 저자의 사진과 함께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용(한국)을 비추는 거울'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소설은 과거를되돌아보며 당시에 대한 기억을 재발견하고 산 자와 망자들간의 용서를 구하는 작품"이라며 "훌륭한 소설가인 황씨는 역사로 하여금 자신의 작품을 받아쓰게 만들곤 하는 이상주의자의 기질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르피가로는 또 황씨는 이문열씨와 함께 잘못 알려진 한국과 한국의 문학, 전쟁과 분단, 통일 열망 등을 대변하는 가장 걸출한 작가임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르몽드는 지난달 6일자 기사에서 올 가을 프랑스 출판계에 번역소설을 포함해 661권의 소설이 쏟아져 나온다고 예고하면서 이 가운데 '손님'을 기다려 볼 만한 작품중 하나로 선정했다. 르몽드는 이 작품이 "자기 나라의 역사와 사람들의 기억에 자신을 녹여 넣으면서 악에 대한 생각을 펼친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손님'은 같은 의미의 프랑스어인 '렝비테(L'Invite)'란 제목을 달고 쥘마 출판사에서 285쪽 분량으로 출간됐다. 한국 문학의 프랑스 소개에 주력해 온 최미경 이화여대 교수와 한국 문학 전문가인 장-노엘 쥐테가 공동 번역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