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문중이나 기관, 개별연구자 등에 의해 고전 국역사업이 꾸준히 진행됐다. 하지만 어떤 고전이 언제, 누구에 의해 국역됐는지 정확한 실상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1960년대 후반 이후 국가지원을 받아 국역사업을 하고 있는 재단법인 민족문화추진회(이하 민추)가 파악한 해방 이후 국역 고전은 약 2천종. 그러나 이들 국역서에 대한 구체적 통계나 목록은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미 국역된 고전이 중복 번역되거나, 국역이 시급한 고전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민추는 한국학술진흥재단 2002년 기초학문육성지원사업 예산 2억2천650만원을 제공받아 2개년(2002년 8월~2004년 7월) 계획으로 기존에 간행된 국역 고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을 진행중이라고 13일 말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민추는 해방 이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외에서 간행된 고전 국역 현황을 조사해 목록으로 작성하는 한편, 이에 대한 해제 등의 정보를 DB로구축, 인터넷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를 위해 민추는 박소동 민추 부설 국역연수원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하고 선임연구원 2명, 연구보조원 10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했다. 1차 연도에는 해방 이후 국내 국역전문기관.대학 및 학술단체.문중.각 기념사업회.지방문화원 등에서 간행된 비상업용 국역서 약 1천900여책이 조사대상이 되며 2차 연도에는 해방 이후 국내에서 상업 목적으로 출판된 국역서를 조사하게 된다. 박소동 교수는 "해방 이후 간행된 국역서의 전체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함으로써 한글 세대 연구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국학연구의 수준 제고와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