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화백(82)이 27일부터 파리 레스파스 피에르 카르댕에서 프랑스로 건너간 지 50년을 맞아 개인전을 연다. 이 화백은 1951년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에서 명성을 떨친 대표적인 한국작가다. 그는 동·서양의 감성을 시적으로 융합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프랑스화단의 주목을 받아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80여회 개인전을 열었다. 이 화백은 "프랑스로 와서 15년 동안 '여성과 대지'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며 "이 작품들은 땅 속에 은은하고 신비롭게 묻혀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이상적인 도시를 뜻하는 미래도시를 주제로 한 작품에 몰두했다. 이 화백은 일흔이 넘은 나이인 지난 90년대 초 미래도시 꿈을 담은 화실을 구상하기 시작해 98년 니스에 완공했다. 그는 "늙은이가 화실을 짓는다고 하면 다들 웃을 뿐더러 노령에 그런 일을 시도하는 화가도 없다"며 "예술사에 보탬이 되는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