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는 1960-70년대에는 제3세계 문학론 맥락에서, 80년대에는 포스트모더니즘 맥락에서, 최근에는 탈식민주의 맥락에서 부단히 논의돼 왔다. 마술적 사실주의가 제3세계 문학론과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의 조명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거대담론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주의는 물론 모더니즘을 수정하고 전복시키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탈식민주의 이론과 접목된 것은 서구적 지배담론에 저항하는 문학 경향임을 나타낸다. 80년대 초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이 완역, 출간되면서부터 국내에도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용어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대표적 경향으로 소개됐다. 이제는 라틴아메리카 문학뿐 아니라 다른 나라 문학작품을 언급하면서도 사용될 정도이고, 심지어 상상력이나 환상이 넘치는 영화를 해설하면서도 사용할 만큼 대중적인 용어가 됐다. 최근 한국문화사에서 마술적 사실주의에 대한 연구서 「마술적 사실주의」를 번역, 출간했다. 미국의 비교문학학자 로아 파킨슨 사모라와 웬디 패리스가 함께 펴낸 이 책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비롯된 마술적 사실주의의 기원과 초기 및 최근의 연구경향을 두루 반영하고 있다. 책은 원저에 수록된 23편의 글 중 14편을 소개하고 있으며 '마술적 사실주의의 기원과 역사' '마술적 사실주의와 현대 문학이론' '마술적 사실주의의 역사성과 사회성' 등 3부로 구성됐다. 알레호 카르펜티에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홀리오 코르타사르, 후안 룰포, 데렉 월코트 등 라틴아메리카 작가뿐 아니라 살만루쉬디, 밀란 쿤데라, 토니 모리슨, 파트리크 쥐스킨트 등 다른 지역 작가들과 마술적 사실주의의 관계도 살펴보고 있다. 또한 초현실주의, 환상문학, 로망스 문학, 메타픽션, 페미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탈식민주의 등 각종 사상적ㆍ문화적 조류와 문학이론를 연계해 마술적 사실주의를조망하고 있다. 박병규, 신정환, 김용호, 우석균, 강성식, 조영실, 박은형, 김두걸, 박선영, 김규영 등 스페인 문학을 전공한 국내 소장학자들이 나누어 번역했다. 원제 'MagicalRealism:Theory, history, community'. 416쪽. 1만4천원.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