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기업인수·합병)의 고수들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 '기업합병의 천재들'(커트 슬레이어 지음,함형기 옮김,좋은책만들기,1만원)에는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회장을 비롯해서 컴퓨터 어소시에이츠 회장 찰스 왕,아메리카온라인 회장 스티브 케이스,AT&T 회장 마이클 암스트롱 등 9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수들이 펼치는 명승부전을 통해서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이다. 주인공들은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오늘 만났다 내일 금방 헤어지기도 하는 시장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 흐름 속에서 시대정신의 정수를 재빨리 읽어낸다. 예를 들어 시스코의 존 챔버스는 합병 후 1백% 고용승계를 보장하면서 미래 비전까지 공유하는 비법을 가졌다. 타이코 인터내셔널 회장인 데니스 코즐로스키는 현재의 사업영역에서만 인수대상을 물색한다. 그는 정리해고가 필요하면 재빨리 해치우는 스타일이다. 직원들을 인수합병의 주체가 되도록 부추기고 충분히 보상해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적대적 인수는 절대 안한다. 인수에 대한 반감때문에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는 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한 포켓형이어서 들고 다니며 읽기에 좋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