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손정완 부티크를 움직이는 세 자매 손정완(43) 손순혜(40) 손은희(37)씨는 서로 다르면서도 같다.

언뜻 볼 때는 누가 말해 주지 않으면 형제인지 모를 만큼 각자 다른 얼굴.생각도 성격도 다르다.

그러나 또 한번 보면 ''야무진'' 분위기가 묘하게 같다.

세 살씩 터울이 진 세 자매는 각자의 특성과 공통점을 1백% 활용해 손정완 부티크를 특급 디자이너브랜드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디자이너 손정완씨는 "87년 압구정동에 조그만 매장을 냈을 때는 막내만 합류했다"며 "외국계 컴퓨터관련회사의 지사장이었던 둘째를 사장으로 영입해 자매가 뭉치게 된건 93년"이라고 말했다.

옷이 좋아 브랜드를 시작했을 뿐 돈이나 계산에는 영 감각이 없던 언니가 경영자의 길을 가고 있던 동생에게 SOS를 청한 것.

어렸을 때부터 그림그리길 좋아하고 제멋대로였던 자신에 비해 손순혜 사장은 수학을 잘하고 입이 무거운 경영인 스타일이었다는게 손정완씨의 말이다.

막내 손은희 마케팅 실장은 너무 다른 두 언니 사이에서 조율자 역할을 한다.

손 실장은 "손정완 부티크는 작품성과 상업성 한쪽에 기울지 않는 균형잡힌 회사로 키워 나갈 작정"이라고 말한다.

세 자매가 모이자 회사는 성큼성큼 커 나갔다.

15평짜리 점포가 전국 18개 백화점에서 매출 상위권을 달리는 매장으로 성장했다.

한해 매출도 1백억원이 넘는다.

''옷은 옷걸이에 걸어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입기 위한 것''이라는 손씨 자매의 디자인 철학이 제대로 먹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