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아시아영화 붐이 일고 있다.

대만 무술영화 ''와호장룡(Crouching Tiger,Hidden Dragon)''이 6주째 흥행순위 10위안에 들어 있고 대만 중산층의 생활상을 엮은 ''하나 그리고 둘(Yi Yi-A one and a two)''는 최근 뉴욕 영화비평가협회가 주는 올해의 최고 외국영화상을 수상했다.

또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현재 맨해튼 링컨플라자 등 3개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을 비롯 이명세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장선우 감독 ''거짓말''도 각각 맨해튼의 시네마빌리지와 스크린룸에서 상영되고 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가장 뛰어난 아시아영화로 평가받은 홍콩 애정물 ''화양연화(In the Mood for Love)''는 오는 2월부터 뉴욕에서 상영예정이다.

지금까지 아시아영화로는 최고기록인 2천8백만달러의 흥행수익을 기록중인 ''와호장룡''은 현재 추세로 볼 때 역대 외국영화 최고흥행기록(5천8백만달러-로베르토 베냐니의 ''인생은 아름다워'')을 경신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아시아영화붐에 대해 현지언론들은 ''아시아의 공습''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 재키 찬(성룡) 등이 주연하는 홍콩무술영화가 아시아영화를 대표했으나 이제는 중국 대만 한국은 물론 베트남 태국 필리핀영화들까지 대거 뉴욕에 상륙하고 있다.

뉴욕 영화평론가들은 아시아영화의 특징을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아시아 각국이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태평양을 건너 오는 영화에는 무시할 수 없는 새로운 창조적 에너지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얘기.

때문에 할리우드영화가 주류를 이루는 미국영화계에서 아시아 영화가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지난해 1월 선댄스영화제와 3월 뉴욕 현대미술관이 주최한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뒤 필름배급사 라이온게이트에 의해 수입돼 뉴욕에서 개봉됐다.

필름 배급사인 롯47이 수입한 ''춘향뎐''은 올해 아카데미 외국인 영화상에 도전장을 낼 정도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임권택 감독에 대한 인터뷰기사를 크게 싣고 ''춘향뎐''에 대해 "동화적인 사랑이야기를 한국 전통양식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방법을 보여준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