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아이낳고 가정생활을 꾸리다보니 시청자들과 보다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홈드라마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더라구요"

6일 MBC 새 일일드라마 ''온달왕자들''(극본 임성한,연출 조중현)의 촬영현장에서 만난 최명길(38)씨는 오랜만의 일일드라마 출연에 다소 상기된 표정이다.

그는 온달왕자들에서 나이대가 비슷한 전처소생의 아들 4형제와 갈등을 빚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가는 영숙 역할을 맡았다.

"동생같은 아들들과 제가 낳은 아이 그리고 죽은 남편의 여자들을 대하는 연기를 모두 다르게 해야하는 어려운 역할이에요"

이번 드라마는 근 10여 년만의 일일극 나들이다.

"89년에 잠시 일일드라마에 출연한 후 대부분 스토리나 개성이 강한 드라마에 출연해서 그런지 가벼운 역을 해보고 싶었어요"

''용의 눈물'' 종영 후 올초 잠시 ''깁스 가족''과 5월 가정의 달 특집극에도 출연했지만 시청자들이 체감하는 마지막 작품은 여전히 ''용의 눈물''에서 원경왕후의 모습이다.

이번 출연은 2개월전 결정났지만 그 사이 남편인 김한길 의원이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입각하는 변화가 있었다.

현직 장관부인의 드라마 출연이 전례없는 일이라 인터뷰 초반부터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처음에는 고민이 됐지요.

앞으로 내조해야 할 일도 적지 않아 조금 힘들겠지만 캐스팅은 이미 그 전에 결정났고 이를 지키는 것도 시청자들과의 중요한 약속이잖아요"

남편의 입각 이후 서로 얼굴보기가 더 힘들어진 게 가장 큰 변화라고.또 오후 8시에 집으로 배달되는 가판신문에 난 남편관련 기사를 좀더 눈여겨보게 됐다고 한다.

세살배기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최씨는 남편보다 아들 ''어진이''이야기를 주로 했다.

"연예인이라 바깥활동이 자유롭지는 않지만 아이가 생긴후에는 저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훨씬 친밀하게 대해주는 것 같아요"

요즘은 어진이와 친한 아이가 사는 앞집에 전화해 ''어진이 엄마예요''라고 얘기할 때 아줌마가 된 것을 실감한단다.

결혼과 아이가 여느 여성처럼 그에게 아줌마라는 호칭과 함께 안정감을 가져다준 듯했다.

평소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최씨는 이번에도 한 드라마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고,집안일 하고,드라마 대사연습하는 것도 빠듯해요. 겹치기는 꿈도 못꿔요"

"연기가 제 천직이라고 생각해요.제 캐릭터와 나이에 맞는 배역이라면 언제든지 출연할 계획입니다.기회가 닿으면 일제시대나 격동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