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는 없다"

생활속의 과학원리를 흥미롭게 설명한 책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
(박상준.박경수 저, 뜨인돌, 7천5백원)가 출간됐다.

소설같은 구성에 이우일씨의 익살스런 일러스트가 곁들여져 맛을 더한다.

방학을 맞아 해외여행길에 오른 주인공 노빈손이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지고 말았다.

가진 것은 만능칼과 카메라, 비닐봉지가 들어 있는 여행가방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당장 필요한 것은 물과 불.

햇볕이 뜨거워 하루 5l 씩의 물을 마셔야 생존할 수 있다.

그는 학교에서 배운 과학 지식을 총동원해 바닷물로 식수를 만드는 각종
증류시설을 고안한다.

그런 다음 카메라에서 렌즈를 빼내 태양빛을 모으고 여기에서 불을
얻어낸다.

먹거리를 일단 해결한 노빈손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별자리와
동식물들을 관찰한다.

불과 돌을 이용해 구조신호도 보낸다.

이 과정에서 나침반의 원리와 벌자리의 유래 등 과학상식들이 자연스럽게
소개된다.

그뿐인가.

노빈손은 무인도 체류 기간이 길어질 것에 대비해 독자적인 주거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는 나무와 나뭇잎을 이용해 집을 짓고 안정적으로 식량을 조달키 위해
사냥용 올가미와 물고기 포획용 어살을 만든다.

식용 동식물을 저장할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동식물의 생태원리를 실감나게 배울 수 있는 대목이다.

정신적 공황을 이기고 탈출하는 과정도 재미있다.

이 책에는 또 기후와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대기 순환과 신기루의
원리, 각종 의학지식 등이 백과사전처럼 펼쳐져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