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예술공간인 아트선재센터(서울 종로구 소격동 144의 2)가 9일 문을
열었다.

정희자(58.힐튼호텔 회장) 아트선재센터관장은 이곳을 미술은 물론 음악
연극 무용 영화 등 다양한 예술분야를 포괄적으로 수용하는 문화의 터전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아트선재센터를 세우게된 목적은 무엇입니까.

"요즘엔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할때 국가이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런 점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라는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확보라는 적극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아트선재센터 개관은 우리 문화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직접적인 목적과 함께 국가이미지를 높이자는 간접적 목적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관기념으로 반향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있다고 하던데요.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반향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근대작가 27명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입니다.

대부분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가운데 한국적인 미와 정서를 잘
표현한 작품들을 골라 전시했지요.

반향이라는 주제를 택한 것은 지나온 한 세대의 자취를 돌아보면서 그들의
작업이 우리미술계를 지탱해준 힘이 됐다는 사실을 되새겨보자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아트선재센터가 미술계에 반향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경주 아트선재미술관에서는 현대미술작품을 주로 전시해 온데 비해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시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전시회가 계획돼 있는지요.

"개관전에 이어 호주미술전(8~9월) 비디오아트전(10월) 풍경에 대한 전시
(11월)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중 풍경에 대한 전시는 조선조 실경산수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작품과
현대의 작품을 "정체성"의 모색과 계승이라는 측면에서 조명해보는 전시회
입니다.

앞으로 예술의 새로운 영역을 모색하기위해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전시회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문화예술, 특히 미술에 높은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경주힐튼호텔 하노이대우호텔 등 국내외호텔에도 미술품이 많다고
하던데요.

소장품이 얼마나 됩니까.

"개인적인 취미에서 시작된 미술품 수집이 세월이 흐르면서 한 방향으로
모아져 하나의 컬렉션이 됐고 자연히 작품을 보는 눈이 생긴것 같습니다.

작품을 하나 둘씩 모으다보니 이젠 컬렉션만으로도 전시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소장품을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습니다.

해외호텔에는 그 지역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수집해 보여줌으로써
지역문화 이해와 발전에 기여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장품중 가장 아끼는 작품은 무엇입니까.

"작품을 수집하다 보니 하나하나의 작품에 애착이 생기고 마치 자식같은
느낌이 듭니다.

자식이 많다고 소중하지 않은 자식이 없듯 어느 하나 아끼지 않는 작품이
없습니다"

-아트선재센터는 전시장뿐 아니라 공연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공연장은 어떻게 운영하실 건지요.

"전시장과 공연장이 같이 있는 경우가 우리나라에선 드물지요.

공연장을 음악 연극 무용 영화 등 여러 장르가 만날 수 있는 장소로
만들려고 합니다.

공연장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9월중에 "Book & Film Event" "바그너협회 5주년 기념음악회" 등이
잡혀있습니다"

-경주 서울에 이어 추가로 문화공간을 건립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지금 막 공사를 끝냈는데요.(웃음)"

-미술애호가로, 또 컬렉터로 희망이나 포부가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그동안 아트선재미술관은 프랑스 루마니아 독일 등의 미술관과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하는 등 여러 외국미술관과 교류해 왔습니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이같은 교류를 더 다양한 형태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그 첫번째 시도가 개관전에 이어 열리는 호주미술전입니다.

이 전시회는 멜버른의 빅토리아미술관과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호주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경주와 서울에서 각각 전시됩니다.

이와 관련, 11월에는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멜버른과 시드니에서
소개하는 전시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그동안 외국의 좋은 작품을 국내에 알리는데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리고 미술을 통해 국가간 교류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