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자를 따라 검은색 사인펜이 도화지를 가로지른다. 어떠한 밑그림도 없이 거침없는 펜선으로 6명의 인물화가 태어난다. 입술을 칠할 무렵 한부열 작가(39)가 잠시 멈칫한다. 왼쪽부터 오른쪽 인물 순서로 색칠하는 본인만의 ‘루틴’이 깨진 것이다. 마음을 다잡은 한 작가는 이내 작품을 완성한 뒤 환히 웃으며 그림을 들어 올렸다. “부열이 그림. 잘했어요.”지난 8일부터 서울 이촌동 노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한부열의 개인전은 두 가지 면에서 독특하다. 작가의 서번트증후군이 한 가지다. 3세 때 자폐스펙트럼을 진단받은 그는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대신 예술에서 천재적인 감각을 발휘한다. 다른 하나는 가족과의 전시회라는 것.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열린 그의 전시는 어머니와 아버지, 여동생 등의 도움의 손길로 완성됐다. ‘가족의 손길로 빚은 예술’이란 제목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전시에는 30㎝ 자와 펜, 아크릴물감으로 그린 작품 30여 점이 걸렸다. 커다란 콧구멍과 크고 맑은 눈, 특유의 밝은 색채로 그린 그의 인물화는 입체파 거장 피카소의 작품처럼 강렬하다. 자를 들기 시작한 것도 오와 열에 대한 강박 때문이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작업의 시작은 즉흥적이고 직관적이지만, 마무리 단계에선 철저하게 이성적인 치밀함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발달장애인 최초 한국미술협회 정회원인 그는 30차례 개인전을 연 프로 작가다. 재능을 꽃피운 배경엔 JW중외제약이 있었다. 고(故) 이종호 JW 명예회장이 설립한 JW이종호재단은 2003년부터 10여 년간 중증 지적장애인으로 구성된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을 후원했고, 2015년 JW
예약 판매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이야기를 다룬 회고록이 베스트셀러가 됐다.교보문고가 13일 집계한 5월 2주(6~12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첫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정치/사회 부문 1위를 차지했다.해당 신간은 오는 18일 출간 예정이지만, 벌써 리뷰가 26개나 달렸다. 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매우 기다리던 책", "목차만으로 재임 시절 성공적인 외교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신 모습 그려진다" 등 평가를 내놨다.그러나 "나라를 야무지게 말아먹은 위선과 가식의 지도자가 펼쳐 보이는 자화자찬의 세계", "이런 책을 찍어내는 출판사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XXX다" 등 날 선 반응도 나왔다.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첫번째 회고록이자 외교·안보 편인 '변방에서 중심으로'가 이번 주 금요일(18일) 출간된다. 지금은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판매가 진행 중"이라고 홍보했다.그러면서 "이 책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를 자랑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며 "이 책에서 나는 문재인 정부가 어떤 구상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했으며, 어떤 마음·자세로 외교, 국방, 보훈, 방산 정책을 다루었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해당 회고록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 안보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의 물밑 협상 과정과 그들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평가도 처음으로 공개한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비롯해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코로나19 방역 등 국방·
한국발레협회는 지난 11∼12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제44회 서울발레콩쿠르에서 방수혁(16·선화예고)이 대상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최우수상은 인지영(15·선화예중)에게 돌아갔다. 대상에는 국회의장상과 엘의상실에서 후원한 한국발레협회후원회 장학금 350만원, 최우수상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임성남장학금 100만원이 수여됐다.1980년 시작된 서울발레콩쿠르는 동아무용콩쿠르와 함께 유력한 권위의 발레 콩쿠르로 꼽힌다. 초·중·고·대학·일반 부문으로 나눠 클래식, 창작, 남녀로 구분해 경연을 진행한다.대상과 최우수상을 비롯해 부문별로 특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을 수여한다. 특상 이상 수상자는 그해 국내 국제 콩쿠르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올해 경연에는 365명이 참가했다.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