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씨"의 강점은 회사 구조 등 모든 운영체계가 20대를 위한 영 캐릭터
캐주얼이라는 컨셉트에 맞게 짜여져 있다는 것입니다.

(주)리씨는 96년3월 진도그룹에서 분리된 별도법인으로 조직이 간결하며
그 결과 결재라인도 빠릅니다"

(주)리씨(공동대표 김영진.배원학)의 황범현(42)부장은 "모기업 진도에서
(주)리씨를 분리시킬 때의 의도가 "덩치 큰 공룡보다 작고 날렵한 쪽이
유리한 패션산업 상황에 적응해 성공하라"는 것인 만큼 "작다는 것의 강점"을
살려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도라면 사람들이 모피를 먼저 생각하고 노숙하다는 느낌을 갖는 것,
한 회사에 여러 브랜드가 함께 있으면 내부경쟁에 치우칠 수 있다는 것도
분리의 동기였다.

(주)리씨는 현재 "리씨" 한 브랜드만 운영중이며 99년에 10대를 위한
캐주얼을 런칭할 계획이다.

황부장이 리씨와 인연을 맺은 것은 94년말.

81년부터 13년간 진도에서 모피 원피수입과 제품수출, 모피 내수 등을
맡다가 숙녀복사업부로 오게 됐다.

리씨사업부에서는 출범전 시장조사, 컨셉트결정 등 브랜드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다.

브랜드 설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비슷한 고객층을 겨냥한 다른 브랜드와
컨셉트를 차별화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

"리씨"는 처음 발랄하고 톡톡튀는 10대후반~20대중반으로 고객층을 설정
했다.

그러나 10대와 20대는 취향 차이가 크다는 결론을 얻어 10대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캐릭터캐주얼이라는 그룹을 설정한 뒤에도 선택할 문제가 생겼다.

고유 컬러를 확고하게 정하고 트렌드에 별로 좌우되지 않는 강한 캐릭터
캐주얼과 유행에 따라 변화를 주는 트렌디 캐릭터캐주얼 사이에 방향을
정해야 했다.

지나치게 개성이 강한 캐릭터 캐주얼은 디자이너 브랜드에나 맞지 기업
브랜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고 트렌디한 쪽으로 정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머천다이저(MD)에 남성을 택하는 데 반해 "여성복은
여자가 제일 잘 안다"는 생각으로 여성 MD를 고수하고 있다.

"리씨"는 95년(추동시즌) 20억원, 96년 1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97년 목표는 1백70억원.

매장은 28곳이다.

매출보다 컨셉트유지를 더 중시해 매출규모는 2백억원을 넘기지 않을
계획이다.

< 글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