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기업들의 이미지제고 및 제품홍보 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영화속에 기업명이나 브랜드를 슬쩍 비치는 간접광고기법 (PPL)이
인기를 끌면서 기업마다 영화속 상품협찬과 이벤트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개봉된 할리우드영화 "미션 임파서블"과 "인디펜던스 데이"의
애플컴퓨터, "부시맨"의 코카콜라, "백투더퓨처"의 나이키신발 등은
영화를 이용한 제품홍보의 대표적인 경우.

기업들이 이처럼 영화속에 특정제품이나 회사로고 등을 삽입하고자
애쓰는 것은 그것이 광고라는 느낌을 주지 않을 않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영화속 스타내지 관련기관의 일상용품인 듯한 느낌을 갖게 하기 때문.

또 극장관객 및 비디오팬이라는 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스필버그 감독의 초기히트작 "E.T"에 등장한 M&M초콜릿은 개봉후
1.8배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유명하다.

80년대초에 나온 "터미네이터1"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도 경이적인
판매신장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92년 개봉된 "결혼이야기"와 "미스터 맘마"에 삼성전자와
대우전자가 가전제품을 협찬한 것이 효시로 알려져 있다.

"진짜사나이"에는 대우가 자동차 등 2억원을 협찬했고 쌍용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 무쏘자동차, "미스 코란도 미스터 코뿔소"에
코란도자동차를 제공했다.

그런가하면 "꼬리치는 남자"에는 대우건설이 부산주택문화관을
촬영세트로 제공했고, 태평양화학은 아모레화장품을 비추는 대가로
경품을 제공하고 티켓1만장을 구입했다.

또 "손톱"에는 P&G의 샴푸 린스와 대한펄프의 매직스생리대가 곳곳에
등장한다.

국내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제품은 맥주.

진로는 "구미호"에 카스맥주, "젊은남자"에 카스맥주 시음회 장면을
내보내는 조건으로 상품과 3,000만~5,000만원을 지원했다.

"은행나무침대"에는 조선맥주의 하이트상표가 큼지막하게 부각되고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일곱가지 이유"에는 아예 맥주3사의 제품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한국업체가 외국영화에 제품을 협찬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은 "스니커즈"에 내보낸 금성사의
금성컴퓨터.

93년 미국에서 개봉돼 이듬해 국내에 들어온 이 영화는 컴퓨터범죄를
다룬 흥행대작.

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화면속에 비치는 금성컴퓨터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할리우드대작에 국내제품이 클로즈업됐기 때문.

금성사는 이 영화에 모니터 등 자사제품과 30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했는데 수치로 환산할수 없는 광고효과를 올린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영화가 개봉된 뒤 미주지역의 판매율이 2배이상 급증했고, 브라질에서는
전문가들이 추천한 "베스트바이"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LG전자 해외광고과장 배창균씨 (34)는 "그만한 효과를 얻으려면
북미지역에서만 50억원이상의 광고비를 쏟아부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단기효과외에 영화가 개봉되는 세계 각국에서
회사이미지가 높아지는 등 부수효과도 엄청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으로는 "블루시걸"에 나오는 대우 현대 삼성의 옥외간판과
"총잡이"의 타이레놀광고 등이 오래 기억되는 장면.

외화 "두 여인"의 경우 우리나라 삼익피아노와 일본 야마하가 협찬
경쟁을 벌이다 야마하피아노로 결정되기도 했다.

존 그리셤 원작 "야망의 함정"은 소설속에 BMW자동차가 등장하는
것과 달리 영화에는 벤츠가 나온다.

벤츠사의 마케팅전략이 한수 위였던 것.

이밖에 홍콩의 성룡영화에는 일본자동차와 기린맥주가 자주 등장하고
"천장지구"에서 유덕화가 즐겨마시는 버드와이저맥주도 영화때문에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0일자).